헤어지고 사진모두 지운 남자친구 마음을 정리한걸까헤어지고 사진모두 지운 남자친구 마음을 정리한걸까

Posted at 2020. 9. 4. 09:00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헤어지고 사진모두 지운 남자친구 마음을 정리한걸까


1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졌는데 남자친구가 며칠도 안돼서 제 모든 흔적들을 정리했더라고요. 카톡 프사 사진도 내리고, 인스타도 언팔하고 사진들도 다 내리고요. 그동안 서로 많이 싸우긴 했지만 헤어지자는 말을 하자 마자 이러니까 우리가 사랑한게 맞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빨리 마음정리를 할 수 있는건가 싶네요...

- Y양


나는 Y양과 비슷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사귀며 한창 좋을땐 결혼을 하네 마네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헤어졌어요? 언제는 결혼하고 영원히 사랑할거라면서요"


Y양을 비꼬는게 아니다. 항상 말하지만 우리는 항상 그 순간의 상황과 그 상황속의 기분에 따라 말을 하고 행동할 뿐이다. 결국 나든 상대든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하든 그건 결국 그 순간의 상황과 그 상황속의 기분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 것일 뿐이다. 


사진을 내리고, 인스타를 언팔했다고 마음을 정리했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정리가 안되니까 뻔히 Y양이 볼걸 알면서도 사진을 내리고 인스타를 언팔하고 인스타 사진을 내리는거다. 


쉽게말해 지금 헤어진 남자친구는 Y양과 관계를 끊고 싶다는게 아니라 오히려 Y양에게 말을 하고 있는거다. "나 이만큼 단호하고 심각해! 알아!?"라고 말이다. 


그러면 Y양은 어떻게 행동하는게 좋을까? 극단적인 표현을 하며 고압적으로 행동하는 남자친구가 괘씸하니 연락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릴까? 물론 그 선택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상대는 흥분상태고, 불필요한 자존심을 부리는 중인데 이것을 그냥 무시해버리면 더 오기를 부리며 Y양의 멘탈을 흔들수단을 찾을 것이다. 


그러면 일단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상대의 비위를 맞춰주는게 좋을까? 답답하겠지만 이또한 좋은 선택은 아니다. 상대가 고압적으로 나온다고 저자세로 맞춰주면 상대는 자신의 고압적인 행동들을 합리화하며 더욱더 고압적인 행동을 하고 Y양을 압박하고 짖누를 것이다. 


이때 Y양이 해야하는건 상대의 행동이 감정적인 행동임을 직시하고 상대의 행동에 큰의미를 두지 않되 상대의 감정이 닿지 않는 선에서 기다려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Y양이 "오빠, 난 아직 오빠랑 얘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은데 어때?"라고 물었는데 남자친구가 "무슨 얘길 더해! 됐어! 내 맘은 절대 안바뀔거고 차단할거야!"라는 식으로 감정적으로 나온다면 이때 설득을 하거나 비위를 맞춰줄게 아니라 "난 오빠랑 더 얘기해보고 싶고 잘해보고 싶은데... 일단은 알았어"정도로 대화를 마무리하는 거다.  


Y양이 더 얘기해보고 싶다고 이야길 했으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생해서 오기를 부릴 이유가 없고, 그렇다고 더 설득을 하거나 매달리지는 않으니 Y양에게 더 고압적인 태도를 취할 구실이 없다. 


그러니 시간이 지날 수록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동력이 줄어들고, 자연히 "내가 좀 심했나?", "대화를 좀 해볼걸 그랬나?" 따위의 생각들이 비집고 나타나기 시작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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