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매달리다 욕까지 나왔네요...남자친구에게 매달리다 욕까지 나왔네요...

Posted at 2018. 1. 16. 09:01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남자친구에게 매달리다 욕까지 나왔네요...

이 세상에서 절대로 믿지 말아야할 딱 한사람을 뽑으라면 누굴 뽑아야할까? 한번 내게 거짓말을 한사람? 주변에서 거짓말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 입만열면 거짓말만 늘어놓는 사람? 모두 아니다. 이 세상에서 절대로 믿지 말아야 할 딱 한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은 언제나 나의 욕망에 충실하며 내가 하고 싶은것이 있으면 그것이 이성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좋은 일이든 나쁜일이든 가리지 않고 합리화를 하며 내가 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부추긴다. 그러니 당신의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든다면 일단 의심하고 봐라. 그래야 그나마 실수를 줄일 수 있을테니 말이다.


헤어지자는 남자친구에게 한달정도 매달리다가 제가 잘못한 일들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적은 편지를 주고 돌아왔어요. 이유는 다 설명할 수 없지만 그날 제 감정을 못이기고 카톡으로 장문의 욕설을 보냈어요. 감정이 조금 진정되고 나서 제 잘못을 제가 느끼고 남자친구에게 사과를 하려고 했는데 친구들은 사과문자는 하지 말고 나중에 시간이 흐른뒤에 사과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연락하면 더 소름끼칠거라고하더라고요... 제가 직장비하, 외모비하, 쌍욕을 막 해버려서... 진짜 후회하는데... 보내고 직후에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나중에 사과를 하는것보다는 지금 사과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 H양


H양아 일단은 친구들의 말을 듣자.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쌍욕을 던지고 사과를 하려는 지금까지의 일련의 과정에 대해 복기를 해보자. 가만히 생각을 해보자고 말하면 어쩌면 H양은 "제가 원래 성격이 다혈질이라 그래요... 저도 잘못한거 다 알아요. 어떻게 해야하죠?" 라며 H양의 성격이라는 식으로 퉁치고 넘어가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H양이 잘했고 잘못했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니 잘못했다는 말로 퉁치고 넘어가지 말고 차분히 생각해보자. 지금은 후회할 일을 H양이 어떤 감정의 흐름을 통해 하게 되었는지를 마치 한번 본 영화를 다시보는 느낌으로 차분히 머릿속으로 그려보자.


"지금은 후회하면서 왜 사귈때 남자친구에게 짜증과 분노를 터뜨렸을까?" 물론 H양이 감정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그랬을거다. 앞서 말했지만 그런식으로 퉁치지 말고 H양이 감정적으로 행동하게된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복기를 해보자. 아마 처음엔 남자친구의 어떤 행동에 서운함을 느꼈을 거고, 이 서운함을 해결할 많은 방법들 중에서 짜증이나 분노를 택했고, 마음속으로 "남자친구가 잘못했으니까! 짜증내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들며 남자친구에게 쏟아내기 시작했을거다. 그리고 분노를 쏟아냈는데 남자친구가 해명을 하려고 하면 그 얘길 듣기보다 "잘못했으면서 왜 변명을해!?"라며 더욱 분노의 수위를 높였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게 이별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차갑고 단호한 남자친구의 반응에 불안하고 겁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 기적이 일어난다. 헤어지기 직전에는 남자친구의 잘못만 보였는데 막상 헤어지고 불안함이 엄습해오니 몽땅 H양의 잘못만 떠오르고 상황이 이렇게 된것이 모두 H양 탓 같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H양의 마릿속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려온다. "내가 잘못한거야! 내가 사과해야해! 내 진심을 보여줘야해!" 


헤어지고 나서 이별의 아픔에 불안하고 불편한데 이것을 상황상 화를 낼 수 없으니 H양은 매달리는 쪽으로 감정이 쏠리기 시작한다. 남자친구가 차갑게 반응하고 단호하게 행동할 수록 남자친구의 해명을 더 큰 분노로 압살했던것처럼 남자친구가 단호하게 나올 수록 더더욱 매달리고 자신의 가치를 낮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이 아무리 매달리고 동정에 호소해도 꿈쩍하긴 커녕 오히려 더더욱 차갑고 고압적인 반응을 보이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으니 마음 한켠에서 억울한 감정이 밀려온다. "내가 그렇게 잘못했어?", "넌 잘못한거 없어?", "내가 이렇게까지 했으면 한번 봐주는게 예의아냐?" 따위의 생각이 드니 갑자기 억울했던 감정이 순식간에 분노로 바뀐다. 그 분노는 결국 "어차피 다 끝이야! 더러워서 더 안만나!"라는 생각에 도달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로 이어진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끝났으면 다행이겠지만... 감정적인 행동은 또다시 감정을 이끌어낸다. 감정이 진정되고 보니 H양은 자신이 한 행동에 스스로 놀라며 사과를 해야겠다 마음 먹는다. 결국 모양새는 조금씩 다르지만 만들어진 분노 > 만들어진 반성 > 만들어진 분노 > 만들어진 반성이라는 악순환에 빠져버린거다. 


만약 여기까지 읽고 "그러네요. 그러면 지금 어떡해야해요?"라고 질문하고 싶어진다면 그건 여전히 H양이 만들어진 반성을 하며 또다시 남자친구에게 매달릴 구실을 찾고 있다는 증거다. H양이 감정을 정리하며 정말 차분히 자신의 문제점을 느꼈다면 환희를 느끼며 상대에게 달려가거나 끝없는 죄책감에 빠져 절망하지 않을거다. 정말 이전 연애를 복기하며 그 안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마음속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를 경험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어떤 상황이든 수용하고 또 어떤 행동이든 할 수 있게 된다. 


단번에 그럴 순 없겠지만 빨리 무엇인가 하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본인의 행동과 감정의 진행과정을 곱씹고 또 곱씹는 시간을 가져보자. 분명 이 시간은 H양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줄것이고 남자친구와의 관계에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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