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상대를 이해해주는게 좋은 연애일까요?무조건 상대를 이해해주는게 좋은 연애일까요?

Posted at 2018. 2. 25. 09:1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무조건 상대를 이해해주는게 좋은 연애일까요?

트러블에 대해 이야길할때 대화나 이해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언제까지 무조건 상대와 대화를 하고 이해를 할 수 있겠냐며 불편하게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대화와 이해만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대화와 이해만을 이야기하니 뭔가 나만 손해를 감수해야하는것만 같은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당신이 무조건 참고 상대를 이해해야한다는건 아니다. 우리는 각자 언제든 어떤 선택이든 할 수 있으니 여유를 가지고 이해를 바탕으로한 대화를 하자는것일 뿐이다. 



바로님글을 읽으며 느낀점이 많아 반성도 많이하고 보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연애를 하려고 노력중인 열혈 구독자입니다. 바로님 덕분에 현재 연애 5개월차에 접어들었어요! 너무 행복한 요즘이지만 한가지 고민거리가 생겨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봅니다.

바로님글을 읽으며 연락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고 덕분에 지금은 남자친구와 연락문제로 트러블은 전혀 없는 편이에요. 다만 딱 하나 술자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연락 딱 한번 해주는것에 대해 남자친구와 이견이 있어요. 저는 걱정도 되기도 하고 크게 바라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두어번 남자친구가 귀가 연락을 잊어서 가벼운? 투닥거림이 있었어요.

혼자 스트레스를 받다가 가만히 혼자 생각을 해보니 성님 남성이 음주상태로 귀가를 했을때 신변에 큰 위협이 생길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상대방은 저를 만나기전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생활을 했을 텐데 강요를 하는건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생각에 도달하니 마음이 한결 편하고 좋긴 한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이해하기만 하는게 좋은 연애일까?"

연인사이에 이정도의 가벼운 룰을 서로 지키는 커플의 비율이 분명 많을 것이고, 장기연애중인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당연히 그정도는 해야한다고 이야길 하더라고요. 그말은 어느 정도의 룰은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요? 저는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마냥 이렇게 이해하고 내려놓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자친구도 다음날 카톡 보낸다는걸 깜빡했다고 미안해하긴 했지만... 쉽게 고쳐질것 같진 않아요. 그냥 제가 내려놓는게 정신건강에는 이로울것 같으나... 너무 내려놓기만 하면 조금의 긴장감마저도 사라지고 결국엔 애정이 식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요... 어떻게 하는게 현명한 방법일까요?

- H양


내글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긴 한데... 살짝 이해의 방향이 좀 빗나간것 같다. 일단 H양이 내 글을 많이 읽었다면 알겠지만 나는 이해와 대화를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중요하다고 말했지 무조건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든 무조건 참고, 이해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상대와 어떤 트러블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때 이해를 바탕으로한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거다. H양의 경우를 보자. 


H양이 바라는건 단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갈땐 귀가 연락을 한번 정도 해달라는 것일 뿐이다. H양이 남자친구에게 바라는것 자체에 잘못은 없다. 또한 남자친구도 이것에 동의를 했다면 더더욱 문제는 없는거다. 둘사이에 어떤 합의를 통해 어떤 룰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그 룰이 깨졌을때 우리는 상대를 어떻게 대하는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봐야한다. 상대가 약속을 어기면 우리는 쉽게 "약속을 어겼으니 혼나야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는 어디까지나 서로 독립된 인격체라는걸 명심해야한다. 분명 약속을 했지만 그것은 근로계약같은 계산적이고 법적인 계약이 아닌 서로를 사랑하는 두 인격체가 상대를 존중하기 위한 다짐이다.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기전에 꼭 연락하기는 표면적으론 둘다 지켜야할 약속이지만 실제론 남자친구가 걱정되는 H양이 제안한 약속이고, 남자친구는 그런 H양의 고민과 걱정을 존중해주기 위해 약속을 한것이다. 그 약속을 남자친구가 지키지 못한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H양의 고민을 위해 약속을 하고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을 했던 남자친구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조건 비난과 분노를 쏟아내는것이 맞는 일일까?


H양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H양이 최소한의 룰을 제시했고 남자친구는 그것 조차 지키지 못했으나 H양이 이해하고 내려놓는다고 표현하며 시혜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하지만 내가보기엔 H양이 일방적으로 이해하고 참는 상황이 아닌 H양과 남자친구 모두 서로를 존중하며 동등하게 균형을 이루며 좋은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H양은 남자친구에게 나름의 룰을 차분히 제안했고 남자친구는 그것을 수용하고 존중해주기로 하였고 노력을 했다. 그러다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는 먼저 사과를 했고 H양은 그 사과를 받아준거다. 


혹시 이 과정이 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몇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남자친구 입장에서 술마시고 들어가면 귀가연락을 반드시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친구는 약속을 하고 지키려고 노력을 전혀하지 않았던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분노를 쏟아내면 남자친구는 이후 약속을 반드시 지킬까?"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좋은 연애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해줘야하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면 상대도 나를 이해하고 존중하려 한다는건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고 말이다. 


진짜 문제는 우리는 우리가 마음을 열고, 또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었을때 (앞서 말했듯 이해와 존중은 호의가 아니라 기본권이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을 느낀다는거다. 그러니 "손해보고 싶지 않다", "얕잡아 보이면 안된다", "확실히 말해야한다!" 등의 생각을 하며 겁에 질린 강아지가 으르렁거리고 짖듯이 상대에게 공격성을 보이려고 한다. 


룰을 정하고 또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문제 없다. 다만 상대가 그것을 어겼을때 우리의 태도는 그것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처벌할 권리도 내겐 없는거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다음번에는 될 수 있으면 그러지 않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신간! '연애는 광고다'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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