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을 만났는데 제게 관심이 없나봐요 외 1편이상형을 만났는데 제게 관심이 없나봐요 외 1편
Posted at 2016. 2. 16. 13:52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루저클리닉이상형을 만났는데 제게 관심이 없나봐요 외 1편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게되면 우리는 상대와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며 상대는 내것?으로 만다는데에 혈안이 되어간다. 머릿속엔 온통 "대체 왜 날 좋아하지 않는거지!?", "날 좋아하는것 같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따위의 생각을 하며 전의를 불태우곤 한다. 그런데 말이다... 좋아하는 상대를 꼭 내것으로 만들어야만 의미가 있는걸까?
소개팅에서 이상형인 오빠를 만났는데...
- 이상형 소개팅남은 왜 날 좋아하지 않나요? K양
이런... K양이 영 좋지 못한 상황에 빠져버렸구나... 나는 좋은데... 상대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라... 두차례 K양의 연락에 답변을 하지 않는 일명 읽씹의 상황의 빠진 K양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해야할지... K양의 말처럼 상대는 나름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음으로서 관계를 끝내려고 하는 것인데 K양의 마음은 그렇질 못하니 참...
K양도 이쯤에서 마음을 접어야 한다는건 잘 알고 있을거다. 하지만 이상형인데...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이상형인데... 어찌 쉽게 포기하고 잊을수 있겠는가? 하지만 K양이 한번쯤 생각해봐야하는건 사랑이랑 기본적으로 내가 원하는것을 노력하여 쟁취하는 것이기 이전에 상대에 대한 존중으로 시작한다는걸 생각해보자. 설령 상대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고 해도 일단은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지금 K양의 상황은 K양은 상대방을 좋아하지만 상대방이 날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포기해야할 상황이 아니라 K양이 상대방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줘야할 상황인거다. 말장난같지만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상대방의 감정은 생각지도 않고 될때까지 시도하다가 끝을보고 포기를 한것이라면 후자는 너무 좋아하고 더 표현해보고 싶지만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기로 한것이니 말이다.
나는 항상 K양과 비슷한 사연에 적극성을 권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의 감정을 존중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하는 적극성이다. 단순히 연락이 줄어들었거나 미적지근한 분위기였다면 좀 달랐겠지만 상대가 답이 없다면 그건 "혹시?"의 상황이 아니라 아주 확실한 감정표현이라고 생각해야한다.
하기사... 이런 얘길 듣자고 사연을 보낸건 아닐텐데... 그래도 정말 포기가 되질 않는다면 어쩌겠나 주선자에게 SOS를 청하는 수밖에... 주선자에게 소개팅남과 자연스러운 술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하자. 여기서 포인트는 1:1이 아니라 2:2나 3:3정도가 적당한데 만약 성사가 된다면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K양의 매력을 보여주도록 하자.
물론 소개팅남에게 적극적으로 호감표시를 하라는게 아니다. 자연스러운 술지리 속에서 상대측? 전체에게 "내가 이렇게 매력있는 여자에요!" 라고 어필을 해보라는거다. 만약 K양의 계획이 성공해서 소개팅남 주변의 지인들 입에서 "아까 K양 귀엽지 않냐?"라는 말이 나오기만 한다면... 이미 심정지한 K양의 썸에 기적과 같은 응급처치가 되어줄 것이다.
여행중에 이상형을 만났는데요!
역시나... 그 분은 안계시더라고요... 포기하며 근처 카페에 앉아 멍하니 있었는데 그분이 관광객들을 버스로 인솔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달려가서 그분께 명함을 드리고 꼭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했는데 벌써 3일째 연락이 없네요... 포기해야하는건 알지만... 도저히 포기가 안되네요... 지금 계획은 기다리거나 그분의 여행사를 찾아가보는것인데... 갑자기 찾아가는건 실례겠죠...?
- 운명의 이상형을 발견했는데 연락없어요... L군
L군에게도 K양과 비슷한 얘기를 해주고 싶다. L군이 상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을 느꼈다는건 알겠지만... L군은 L군의 상황에서 할수있는 최선을 다한건 아닐까? 상대가 L군 만큼이나 관심이 있었다면 L군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며 말을 걸었을때 연락처를 물어 봤을 수도 있고, (그정도 눈치도 없는 사람이 어디있나!?) 하다못해 대놓고 찾아와 명함까지 내밀었는데... 그런데도 연락이 없다면 그건 확실한 의사의 표시라고 볼수있다.
물론 L군은 "나는 진심인데 그분이 내 마음을 잘 몰라서..."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만... 월드컵지역예선에서 떨어지고 나서 "지난 경기는 주전들의 컨디션이 좋지않아서!"라고 말한다고 재경기가 열리는것은 아닌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L군이 도저히 포기를 못하겠다면 여행사에 연락을 하거나 찾아가볼수도 있겠다만... 나는 연락을 하기보다는 예쁜 추억으로 묻어두는게 어떨까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가능성의 저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축의 온기가 시간이 흐름에따라 때로 우리의 춥디추운 인생을 서서히 훈훈하게 해준다"
L군이 도저히 참지를 못하고 여행사에 연락을 시도해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버리는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이 기억을 잘 갈무리해서 저축을 해둔다면 가끔 꺼내보며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줄 예쁜 추억이 될수도 있을텐데말이다.
20대 중반쯤이었나...? 당시 학원에서 잠깐 일을 할때였는데 짧게 휴가를 받아 내일로 기차여행을 홀로 떠난적이 있었다. 영주의 부석사를 시작으로 안동 하회마을, 대구 팔공산, 부산 해운대 등을 다녀왔었는데 대구에서 L군과 비슷한? 일이 있었다. 늦은 밤에 대구에 도착했는데 대구에서 F클럽이 유명하다기에 한번 구경?이라도 할겸 중앙로를 쏘다니고 있었다.
날은 추운데 그놈의 클럽은 찾질 못하겠고 한 20여분을 쏘다니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길을 물었다. "저기요, F***클럽 가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상대는 20대 초반? 쯤으로 보이는 여자들 이었는데 (뭔가 클럽가는 느낌적인 느낌인 드는 분들이어서...) 문제는 내가 길을 물어봤는데 깜짝 놀라며 막 호들갑을 떠는게 아닌가? 잘 기억은 안나는데 뭐 서울사람이냐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괜히 (장난)끼가 발동해서 "하도 F***가 유명하다기에 서울에서 원정왔네요."라는 시덥잖은 드립을 치며 대화를 이어가다가 당시 폰이 꺼진관계로 내 번호를 적어주고 이따가 해장국이나 한사발하자며 웃으며 헤어졌다.
이 시국에 클럽은 무슨 클럽, 냉큼 핸드폰을 충전할 생각으로 PC방으로 달려가 폰을 충전시키며 그녀들의 연락을 기다렸는데... 안 왔 다... 연락... 당시 그녀들이 어느 술집으로 간다는 말이 기억나 그쪽으로 찾아가 볼까도 생각했지만 나는 로맨스의 끝을 보느니 미완의 로맨스로 남겨두길 택했고 그 길로 F***에서 잠깐 구경?만 하다 찜질방에서 잠을 청하고 다음날 팔공산에 올라 머릿속의 잡념들을 떨쳐냈던 기억이 있다.
그날 이후로 술자리에서 여행 이야기가 나올때면 "내가 말야! 대구만 가면 말이야!"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늘어놓곤 하는데 그때마다 "오빠 걔네가 그런건 오빠 말투가 너무 간드러져서? 그런거야!"라던가 "오빠 술집갔으면 스토커 취급받았을걸?" 따위의 직언을 듣곤하는데 뭐 어떤가! 그 로맨스의 끝은 아무도 모르는것인데 말이다!
L군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전적으로 L군의 선택이다. 다만 경험자?로써 말을 하자면... 모든 썸?들을 포기하거나 추억으로 남겨둬서는 안되겠지만 때론 추억으로 남겨두는편이 훨씬더 값진 썸?들도 있다는것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F***클럽 아직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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