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진진한 이야기를 회피해요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회피해요

바로님 잘지내셨어요? 지난 몇달간 남자친구와 사이는 괜찮았어요. 다만... 남자친구가 진지한 얘기나 결혼 얘기가 나오면 자꾸 피하더라고요... 혹시 남자친구는 저와 미래를 그리고 싶지 않은걸까요? 아니면 아직 불안한 자신의 상황 때문일까요? 

저는 이것에 대해 남자친구와 대화를 하고 싶은데.. 혹시나 이것때문에 관계가 더 틀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네요... 당장은 결혼을 하자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친구가 결혼생각이 없다면 계속 만나도 되나 싶기도 하고요. 아직 이런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닐까요?

- K양

K양은 남자친구와 결혼문제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회피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사실 K양이 바라는건 대화가 아니다. 

K양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겠지만 난 K양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결혼에 대해 뭐하러 대화를 해요? 대화를 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생각해보자. 상대는 자신의 입장을 나름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K양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마치 성적표좀 보자는 어머니를 대하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돌리고 싶어한다. 이보다 더 확실한 표현이 어디있을까?

남자친구가 이토록 명확하게 결혼 이야기가 부담스럽다는 식으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무슨 대화가 필요할까? 이렇게 저렇게 말을 하면 남자친구가 갑자기 백마탄 기사처럼 확신에 가득찬 표정으로 K양에게 프로포즈를 할까? 

K양은 남자친구와 결혼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은게 아니라 남자친구와의 막연한 관계에 대한 불안을 남자친구가 해결해주길 바라며 무의식적으로 압박하고 싶은거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K양과 결혼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K양의 압박이 부담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것이고 말이다. 

K양이 나쁘다거나 잘못됐다는건 아니다. K양의 입장에서는 막연한 관계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이 불안을 해결해주길 바랄 수도 있다. 다만, 상대도 K양처럼 모든것이 불안한 평범한 사람이라는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 

K양이 막연한 연애를 하는게 불안하듯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결혼이라는 거대한 결정이 감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부담스럽고 또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는거다. 그런데 그런 남자친구의 태도를 "나를 사랑하지 않는건가...?"라는 식으로 규정짓고 더 불안해하는건 K양 자신을 피해자로 남자친구를 가해자로 여기며 자꾸 상대를 몰아세우는 식의 소통을 하게 만든다. 

K양아 차분히 자신의 감정을 곱씹어보자. K양은 지금 남자친구와 대화를 통해 결혼문제를 해결하겠다는게 아니다. 막연한 연애에 대한 불안을 남자친구가 해결해주길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게 아니라 정말 결혼문제에 대해 어떤결정을 하고 싶은거라면 굳이 대화를 할필요 없이 지금 남자친구의 행동을 통해 K양 혼자 스스로 선택하고 통보하면 된다. 

하지만 내 말처럼 막연한 연애에 대한 불안이라면 막연히 "오빠는 나랑 결혼생각이 없어!?"라며 대화를 빙자한 압박을 하기보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하고 "오빠 나 요즘 밤마다 악몽꾼다? 막 오빠한테 결혼문제로 히스테리부리다가 차이는꿈! 오늘 나좀 꽉! 안아줘!"라고 해보자. 

이렇게 한다고 K양이 바라는대로 남자친구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를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말없이 K양을 꽉 안아주는 남자친구의 품에서 K양이 진짜 원했던 것을 찾을 수 있을거다.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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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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