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가스라이팅을 하는걸까?

남자친구가 가스라이팅을 하는걸까?

바로님, 바로님께서 남자친구가 지금 가스라이팅을 하는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이런말이 좀 그렇지만 오빠가 그렇게 머리가 좋은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가스라이팅을 한것 같지는 않아요... 그리고 저도 오빠랑 얘기를 하다보면 가끔 저건 틀린말 아닌가? 싶고, 오빠가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것 같은데... 이걸 고칠수는 없는 걸까요?

- K양

일단 하나 짚고 넘어가자. 내가 K양에게 했던 말의 정확한 워딩은 "지금의 상황은 가스라이팅하고 비슷한거예요" 였다. 내가 K양의 상황에 대해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건 남자친구가 궤변을 늘어놓고, K양은 그것을 아무런 필터링 없이 수용하며 문제가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하고 있다는걸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가스라이팅이라는건 상황이나 심리를 조작하며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연애의 상황에서 완벽한? 가스라이팅의 사례는 드물다. 다만 연애를 하며 주도권 다툼을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스라이팅과 유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K양의 상황을 예로 들자면 연애를 하며 남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의존한 상태에서 남자친구와 주도권 다툼을 했다. 초반에는 남자친구가 양보를 하기도 하고, 져주기도 하다보니 K양은 자신이 주도권을 잡았다는 느낌에 좀 더 많은 것들을 남자친구에게 의존하게 되고 더욱더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남자친구에가 많은 불만과 짜증을 쏟아내놓게 된다.

그러다가 특정 계기를 기점으로 그동안 일방적으로 듣는 쪽이던 남자친구가 발언을 시작하게 되면서 트러블이 더 늘어나게되고 K양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주도권이 조금씩 상대쪽으로 넘어가는게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문제삼다가는 자칫 관계가 틀어질것만 같다. 

그러다보니 예전처럼 불만을 쏟아내고 짜증을 냈다가도 남자친구가 궤변을 쏟아내며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면 이건 아닌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아무말을 못하고 남자친구에게 사과를 하는 식의 소통이 반복되는거다. 

결국 문제는 '의존'이다. K양이 남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다보니 사소한것에도 불만을 표시하게되고 조금씩 주도권을 잃게되는 거다. 또한 의존을 하다보니 상대가 궤변을 늘어 놓아도 혹시 상대와 관계가 틀어질까 무서워하며 상대의 궤변과 고압적 태도를 억지로 수용하게 되는 일이 반복되고 이러한 패턴이 고착화되는 거다. 

이때 남자친구의 말이 궤변이라는 걸 지적하고 논쟁을 하는것은 역효과만 날 뿐이다. 상대가 궤변을 늘어놓고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는건 K양이 남자친구에게 의존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에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는건 더 큰 퀘변과 더 큰 고압적인 태도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K양이 이러한 유사 가스라이팅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은 아들러가 말하는 "링위에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링위에 올라가지 않는 다는건 쉽게 말해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가 고압적으로 행동하든, 궤변을 늘어 놓든 그것에 대해 맞서 싸우지도, 그것에 굴복하지도 않고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링위에 올라가지 않는다는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남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는 K양의 입장에서는 남자친구가 궤변을 늘어놓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면 자꾸만 그것에 적절한 대응을 해서 해결해야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되고 결국 남자친구의 페이스에 말리며 유사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럴땐 남자친구의 궤변과 고압적인 태도에 영향을 받고 그것에 대한 대응을 하려고 하기 보다 "아... 지금은 대화가 안되겠구나?"정도로 생각하고 넘기며 반응하지 않으면 된다.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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