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해주지 않는 남자친구공감해주지 않는 남자친구

Posted at 2018. 10. 31. 08:50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공감해주지 않는 남자친구

남자친구와 저 둘다 예민한 편인데요... 그래서 사소한 일로 많이 다투곤 했어요. 얼마전 어머니께서 수술을 하게 되셨어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긴 했지만 저는 걱정이 많이 되고 불안했고 남자친구가 공감해주길 바랬어요. 

수술전날 남자친구에게 함께 있어달라고 이야길 했었는데 남자친구는 뭔가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였고 저는 남자친구가 저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는 생각에 상처를 받았어요. 어머니의 수술이 끝나고 나왔더니 남자친구가 저를 데리러 왔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속상한 마음이 풀리지 않았고 그냥 혼자 집에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남자친구는 몇번정도 저를 설득하려다가 알겠다고 그냥 집에 가버렸어요... 

저는 이런 남자친구의 행동에 너무 상처를 받아서 며칠동안 남자친구의 연락을 무시하고 잠수를 탔죠... 며칠이 지나고 남자친구에게 너무 했나 싶은 마음에 남자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했더니 남자친구가 아무래도 더 연애를 하는건 어려울 것 같다고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 L양



아마 L양의 주변에선 당장 헤어지라고 할거다.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께서 수술을 하시는데 그런 연인에게 공감해주고 위로해 주지 않는 것은 L양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니 어서 헤어져버리라고 말이다.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어머니의 수술로 불안한 L양의 입장에서 연인에게 의지하고 싶고, 공감과 위로를 바랄 수도 있으며 그렇게 해주지 않은 남자친구에게 서운함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해야한다. 남자친구와 L양은 하나가 아니며 감정의 경계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L양에게 어떤일이 일어 났다고 남자친구이기 때문에 무조건 공감이 되고 L양이 원하는 만큼의 공감과 위로가 출력되는건 아니다. 


만약 남자친구가 어머니와의 관계가 심각할정도로 나빴다고 해보자. 그에 반해 L양은 어머니와의 관계가 매우 돈독했다면 L양은 남자친구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을까? 공감이 안되는건 L양이 남자친구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일까? 


우리는 너무 쉽게 공감을 바라지만 사실 공감을 한다는 자체도 쉬운일이 아니며 공감을 했다는 것을 표현하는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과의 감정의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감정의 경계를 명확히 한다는건 타인에게 기대거나 공감을 바래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와의 감정의 경계를 명확히 하면서 불필요한 실망을 하지 않고 또 상대의 노력과 배려를 더욱 선명하게 봐야한다는 거다. 


만약 L양이 남자친구와의 감정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면 어땠을까? 남자친구가 L양이 바라는 만큼 공감을 해주지 않았어도 상처를 받지 않았을 것이고, L양을 데리러온 남자친구의 배려가 고맙게 느껴지고 자연스레 고마움을 표현하게 되었을거다. 그러면 남자친구는 우쭐해질까? 아마도 자신이 좀 더 공감해주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한것에 미안함을 느끼고 또 그것을 이해해준 L양에게 고마움을 느꼈을거다.


상대가 나에게 공감해줘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자. 공감을 당연히 생각할 수록 나의 입장에선 상대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불행해지고 상대는 공감을 강요당하며 부담을 느끼고 상대의 비난을 들으며 상대가 원하는 만큼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애 죄책감을 느끼게될 뿐이니 말이다.


연애를 한다해도 우리는 하나가 되는게 아니다. 연애를 한다는건 다른 관계보다 좀 더 가까운 관계가 된다는 것이지, 서로의 감정이 하나가 되는 일심동체가 되는건 아니다. 연애를 하며 감정의 경계를 명확히 할수록 실망과 불필요한 트러블들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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