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도 러라밸이 필요하다.연애도 러라밸이 필요하다.

Posted at 2018. 5. 24. 09:12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연애도 러라밸이 필요하다.

야밤에 성수동을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하게된 제주올레포차. 이 곳은 말고기 육회, 한치물회, 은갈치회 등등을 취급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사장님 마음대로' 말그대로 당일 배송되는 여러 해산물들중 사장님 마음대로 구성한 모둠해산물이다. 


은갈치회, 한치숙회, 돌멍게, 딱새우, 뿔소라, 낙지호롱이 등이 한접시에 담겨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고작 3만 6천원에 제주도 여행을 온 느낌이다. 은갈치회를 한점 입에 넣었더니 사르르 녹으며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도는데 무의식중에 허겁지겁 돌멍게 껍데기에 소주를 따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속으로 "와... 진짜 뼛속까지 술꾼..."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사장님 마음대로의 구성을 보고 있지니 사장님의 고충이 느껴진다. 마음같아서는 은갈치회도 팍팍 넣고, 말고기 육회도 서비스로 주시며 손님들에게 제대로 제주도를 선물하고 싶으셨겠지만 그렇게 다 퍼주면 남는것은 커녕 가게유지도 못할테니 한정된 원가 안에서 테트리스하듯 구성을 짜맞추셨을 사장님의 노고에 감복할 따름이다. 


참 슬픈일이다. 마음같아서는 모든것을 내어주고 싶지만 그럴수 없다는 딜레마.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가치는 한정되어 있는 것을... 안타깝지만 이기심과 이타심 그 사이의 적당한 밸런스를 맞추기위해 노력할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우리는 연애에 대해서는 너무 이기적이다. 상대가 나에게 신경을 쓰고, 배려해주는 것도 분명 한정된 에너지중 일부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건만, 우리는 상대가 나의 기대에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나를 사랑한다면 좀 더 노력해줬을 텐데!"라고 생각해버린다. 하지만 이런식의 생각은 제주올레포차 사장님께 "사장님이 손님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마진을 안남기고 좀 더 퍼줄수 있는거 아닌가?"라고 투정부리는것과 다를바가 없다. 


받는 사람의 입장에선 상대가 나에게 좀 더 신경써줄수 있는 여지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주는 사람의 입장에선 한정된 가치를 나눠야하니 매순간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모둠해산물의 원가만 따지면 가격의 절반도 안될수도 있겠지만 가게세, 인건비, 각종 공과금, 대출이자, 생활비, 등을 따져본다면 3만6천원이란 가격은 어찌보면 많은 이윤이 남는 장사가 아닌 가게를 유지하는데에 있어 마지노선에 가까운 가격일 수도 있다. 


연애도 그렇다. 막상 받는 입장에선 "연락할 시간이 그렇게 없어!? 친구들이란 놀시간은 있고! 회식때 누가 그렇게 달리래!?" 라며 충분히 다른것을 줄이고 나에게 신경을 써줄 여지가 많아 보이겠지만 상대의 입장에서는 자신 나름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누구나 한정된 가치앞에서는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의 딜레마속에서 고민하고 괴로울수 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게 바로 상대의 입장에 대한 이해다. 내가 사장님 마음대로에 말고기 육회가 없어서 살짝 아쉬워했다가도 "그래~ 그렇게 다 넣으면 뭐가 남겠어~ 다음에 와서 먹어야지!"라고 생각을 고쳐먹은것처럼 상대에게 서운한게 있을때 "그래~ 쟤도 빡센 사회생활하느라 많이 힘들텐데 자기 시간도 좀 가져야지~"라고 생각해준다면 보다 매끄럽고 평온한 연애생활을 누릴수 있을텐데 말이다.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77659

 

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3559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