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하는 사랑이 과연 좋은 사랑일까?희생하는 사랑이 과연 좋은 사랑일까?

Posted at 2018. 3. 17. 09:1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희생하는 사랑이 과연 좋은 사랑일까?

K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인조인간)를 잡아들이기 위해 만들어진 순종적인 리플리컨트 신모델이자 블레이드 러너다. 과거 리플리컨트의 연이은 폭력사태로 인간들은 리플리컨트에게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 인간들에게 껍데기라고 비난을 받고 같은 동료인간에게도 무시를 당하는 K의 유일한 안식처는 그의 초라한 집, 그리고 가상 와이프인 '조이'뿐이다. 



가상 와이프인 조이는 홀로그램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이다. 가상 와이프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조이는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것, 원하는 말, 원하는 행동을 해주며 사용자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와이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조이는 K가 위로가 필요할때 그의 마음을 차분히해줄 정확한 위로의 말을 건내고, 심지어 시키지도 않았는데 K가 호감을 느꼈던 윤락녀를 부르기도 한다. (물론 그 윤락녀의 정체는 리플리컨트 반란군이었지만) 이런 조이의 배려와 희생은 K가 쫓기게되는 상황에서 절정을 이룬다. 


K는 자신을 쫓는 리플리컨트 '러브'를 피해 도망을 가야하는데 조이는 자신도 함께 가겠다고 이야길 한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메모리를 뒤져볼지 모른다며 콘솔에 있는 자신의 데이터를 지우고 휴대장치에 자신의 데이터를 담아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그 말은 자칫 휴대장치가 망가지면 조이는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이기에 K는 거절한다. 망설이는 K에게 조이는 자기가 정말 원하는 일이라며 K를 설득하고 K는 조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이후 너무 당연한 전개지만 결국 조이는 휴대장치가 망가져 사라져버리게 된다. 


분명,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건 로맨틱?한 장면이지만 난 뭔가 불편했다. "정말 조이를 사랑했다면 휴대장치에 넣지 말았어야 하는것 아닐까?" 심지어 조이는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는 인공지능이지 않은가? 애초에 나를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데 그것을 그녀의 바람이라 여기고 휴대장치에 옮긴건 그녀의 의견을 존중한 것이 아니라 K의 이기적인 욕망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K와 조이의 사랑이 현실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랑이라고 말하는것과 닮아 있음을 느꼈다.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희생을 사랑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리고 상대가 나를 위해 사랑의 크기만큼 희생해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문제는 희생을 기본이라 생각한다는 거다. 상대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아니지만 막연히 사랑하니 나를 위해 희생해줄 것이라 여긴다. 말로는 상대의 희생이 고맙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쩌다 상대가 나의 바람과 다른 행동을 했을 때 상대를 비난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말처럼 희생이 곧 사랑이라면 나의 바람과 다른 상대의 행동도 달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들러는 말했다. "당신이 타인을 위해 살지 않듯, 타인도 당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날 위해 희생하지 않는건 나를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상대를 위한 일일 뿐이다. 


희생하는 사랑이 정말 좋은 사랑일까? 내 생각엔 서로를 사랑한다며 경쟁하듯 희생을 하고 상대에게도 희생을 바라는 사랑보다는 서로가 자신를 위해 상대가 희생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 좀 더 나은 사랑인것 같은데 말이다.


아직까지도 사랑은 희생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 머릿속에 사랑은 희생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때는 당신이 상대에게 맞춰줘야 할때인가? 아니면 상대가 나에게 맞춰줘야한다고 생각할 때인가? 


결국 사랑은 희생이다라는 말은 상대가 나를 위해 희생을 해줬으면 하는 욕망을 자기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은 아닐까?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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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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