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만날 상황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말?누굴 만날 상황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말?

Posted at 2014. 8. 31. 07:15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누굴 만날 상황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말?

만약 당신의 남자친구가 "지금 누굴 만날 상황이 아냐..."라고 말을 한다면 일단 두가지를 따져보자.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만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만약 지인이 연결되지 않은 만남(어플, 무도회장, 즉석만남)에다가 만난지 3달 이내에 그런말을 들었다면 그건 더 볼것도 없이 "막상 만나보니 너 별로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S양과 같이 지인이 연결되어있고 3달 이상 진지한 관계를 맺었다면 그 말은 "내가 너무 힘들어서 널 책임지기 힘들것 같아..."라는 SOS구조요청 신호다!

미안해... 지금 내가 누굴 만날 상황이 아니야...

 

 

남자 입장에서 여자친구는 행복한 짐이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 일년정도 만났어요.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티격태격하긴 했지만 큰소리낸적도 없고 서로 가족을 소개하며 먼 미래가 아닌 몇년 이내로의 결혼도 준비하고 있었죠... 그러다 몇달전 일이 터졌어요... 오빠가 회식자리에서 술을 먹다 평소 사이가 안좋던 직장상사와 시비가 붙어서 싸움이 났는데 어찌하다보니 합의금도 엄청 물게되고 이것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죠.

첨엔 괜찮은척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던 오빠가 돈도 문제도 그렇고 장래문제로 너무 많이 고민을 하더라고요...  며칠동안 연락두절되더니 자기가 해줄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며 제게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남자에게 있어서 '일', '친구', '여자친구' 중 상황이 나빠지면  가장먼저 손을 놓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100명중 99명은 여자친구의 손을 놓을 것이다. 여자친구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여자친구를 더 사랑하기 때문에 남자들은 자신의 상황이 나빠지면 제일먼저 여자친구와 이별을 택한다.

 

S양 입장에서는 "힘들땐 서로 위로해줘야지!"라고 속편한 소리를 할지 모르겠지만 평생 남자는 자고로 의젓해야하고, 책임감이 강해야하며, 여자를 보호하고 배려해야한다고 교육을 받은 남자의 입장에서는 더이상 여자친구를 위해 무엇인가 해줄수 없고 자신이 짐이되어야한다는 사실은 사형선고 만큼이나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S양의 마음이 무엇이든, 어떤 다짐을 했든 남자친구 입장에서 S양은 짐일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자신의 일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버거운데 S양이 여자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견길수 없는 미안함과 부담감을 느끼고 심할경우 "난 이제 끝났어..."라는 자괴감까지 들수 있다.

 

분명 남자친구에게 있어서 S양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이면서도 배려를 해주고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스런 존재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러니 "이럴땐 서로 위로를 해줘야지!"라며 다가가지 마라, 그런 모습조차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부담이고 고통일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말로 설득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라.

오빠가 헤어지자고 하면서 그러더라고요... 요즘 금전적으로 힘이 든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본인이 해줄게 없다고... 저는 그게 무슨 문제냐고 당분간 제가 데이트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면 되는거고 데이트를 좀 줄이면 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오빠는 그럴수 없다며 끝내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S양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될거다. "아니... 내가 더 내겠다는데!!! 대체 뭐가 문제야!?"하겠지만 생각해봐라... 그러면 여자친구가 남자친구한테 "요즘 힘들어? 그러면 내가 다 낼께~"이런다고 어떤 남자가 "아잉~ 우리 자기 멋져! 내가 나중에 다 갚을께!"라며 신나하겠는가?

 

생각해봐라,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는건 자신이 아무것도 해줄수 없다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며 S양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헤어지자는 상황이다. 남자친구의 자존감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을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는 어떠한 말도 위로가 되기는 커녕 동정으로 느껴지고 부담스러울수밖에 없다.

 

남자친구입장에서는 여자친구를 위해 많은걸 해줘야하고 배려해줘야하는데 자신이 여자친구에게 배려를 받는다는게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거다. 그러니 S양이 아무리 말로 설득하려해봐도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아니야... 괜찮아..."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론 "그렇게 해서는 니가 행복할수 없는거잖아..."라고 생각할수 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오빠 앞으로 내가 더 부담할께! 헤어지지 말자!"라고 말을 할게 아니라. 일단 "알았어..."라고 대답을 하고 회사로 찾아가 비타민음료라도 건내고 "힘내! 비실아!"하고 쿨하게 돌아서보자. 이 사소한 행동에 남자친구는 많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매달리지말고 고민상담을 해라.

제가 계속 매달리는건 안될것 같고... 저는 남자친구를 믿는데... 자꾸 안된다고만 하는 남자친구가 야속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저는 이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 남자친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굴까? 앞서 말했지만 애인은 절대 아니다. 여자친구는 자기가 챙겨지고 배려를 해줘야하는데 자기는 그것을 해줄수 없지 않은가? 지금 남자친구에게 필요한건 애인이 아니라 친구다. 그러니 당분간은 여자친구가 아닌 친구가 되어주자.

 

"오빠, 나 도저히 헤어질수가 없어... 헤어지지 말자...! 한번만 만나줘..."라고 하면 100% 만나줄리가 없으니 "오빠 나 요즘 일때문에 고민있는데 상담좀 해주면 안될까?" 라며 고민상담을 요청해보자. 남자친구는 당신을 위해 혼쾌히 시간을 낼것이고 당신은 소주 한병에 오징어 한마리를 사들고 남자친구를 근처 공원으로 끌고 가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지어낸 고민을 털어놓는거다.

 

이때 "다시 만나자...", "내가 잘할께...", "오빠를 못잊겠어..."는 금지어다. 철저히 재회에 관련된 말은 배제한채 겉도는 대화라도 상관없으니 남자친구가 부담스럽지 않게 S양과 대화를 나눌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는거다.

 

남자친구도 바보는 아니다. 여자친구가 아닌 친구가 되려는 S양의 노력을 보며 처음에는 "이러지마..." 하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S양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굳게 닫아놓았던 마음의 문을 열어보여줄 것이다. 힘내라 S양아 지금은 S양이 힘내서 남자친구에게 힘이 되어줄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