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향한 짝사랑, 어떻게 해야할까?선생님을 향한 짝사랑, 어떻게 해야할까?
Posted at 2013. 10. 29. 09:44 | Posted in LOVE/LOVE : 남자의 심리선생님을 향한 짝사랑, 어떻게 해야할까?
J양의 사연을 읽고 혼자 추억에 젖어 오랜만에 사진첩을 꺼내보았다. 뻣뻣하게 경직된 어깨와 팔, 피가 안통할정도로 꽉쥔 주먹, 환호를 애써 감추다보니 일그러져 괴상해진 얼굴, 고등학교 2학년때 짝사랑했던 교생선생님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에서의 내 모습이다.
어맛, 선생님과 팔짱을!?
돌이켜보면 나도 J양과 같이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으로 별짓을 다해본것 같다. 간신히 용기를 내서 메신저 친구를 맺고 공부를 핑계로 말을 걸고... 모대학 법대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얘기에 몇주간 검사를 목표로 열공에 빠지기도 했었다. 결말은 교생선생님 남친이 사주는 피자를 먹으며 "아...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예쁜 여자친구 만들어야겠다..." 였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참 아름다웠던 추억... J양이 마냥 부러울 뿐이다.
연애가 케바케라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존재한다.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수많은 고등학생이 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바로 "나는 달라", "내가 잘하면!", "드라마에서도..."라며 선생님과 손을 꼭 잡고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을 그리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나의 경우처럼 학교 밖에서 피자나 한판 먹고 "바로야 공부 열심히해!"라는 화이팅과 함께 자연스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선생님을 짝사랑하다니! 어차피 고등학교때 흔히들 겪는 일일 뿐이야!"라며 J양에게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을 포기하길 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이 불발로 그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임을 깨닫고, "연애는 케바케 아냐!? 나만 잘하면 될수도 있는거 아닌가!?"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연애는 분명 케바케지만 '대부분'이 존재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를 맞이하곤 한다. J양은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무조건 잘되겠지가 아니라 "나도 남들과 같은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에 빠졌구나!"라며 현실을 인정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여러모로 득이된다.
선생님이기 이전에 남자다.
앞서 언급했지만 연애에는 '대부분의 경우'가 존재하며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이 추억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하나 더 있다. 상당히 민감한 말이지만... 선생님과 성적인 관계가 되는 경우이다. "저희 선생님은 그런분이 아니에요!"라고 하겠지만 선생님도 선생님이기 이전에 남자라는 사실을 잊지말자. 선생님을 하염없이 우러러보는 어린 J양 입장에서는 "그럴리는!"이란 생각이 들겠지만 그 선생님과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연애 판타지는 여고생에게만 있는게 아니다. 여고생이 훈남 선생님과의 로맨스를 꿈꾸듯 남자에게도 여고생과의 풋풋한 로맨스에 대한 판타지가 존재한다. 중요한건 남자들의 판타지에는 성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시된다는거다. 내가 군대 있을때 수학교육학과를 나온 후임이 있었다. 그 후임은 대학을 다니며 무료 과외를 해줬었는데, 매 주 빠지지 않고 후임에게 편지를 쓰며 지금의 J양과 선생님의 관계 비스무리한 뉘앙스를 풍겼다.
100일 휴가를 앞둔 그 후임과 초병을 서며 여자 이야기를 빙자한 음담패설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 후임에게 물었다. "이번 휴가에 그 여자애 만난다며!!! 뭐할꺼야!?", "아.. 저... 그... 술 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어떻게 흘렀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확실히 선생님은 J양에게 호감이 있어보인다. 왜이렇게 글을 잘쓰냐는 J양의 물음에 초등학교때 부터 읽었던 독서량과 중2때부터 읽은 신문 드립을 치며 허세를 떨고 "내가 토론으론 다른 애들에게 안꿀리지!"이라며 우쭐대는것은 호감있는 상대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싶어하는 남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특히나 "난 소주보다 칵테일이나 양주를 주로 먹어 ㅎ"라며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J양의 판타지를 자극하려는 모습에 "아따... 엥가니 꼬시고 싶나보네~"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또한 J양이 먼저 연락을 안해도 먼저 톡을 하기도 하고, J양이 페북에 글을 보고 바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언능 수능치고 올라와서 서울에서 놀아야지?ㅎㅎ"라며 은연중에 만남을 암시하기도 하며... 하여간 J양이 보내준 카톡 대화에는 여자의 판타지를 자극하고 여자의 호감을 이끌어 내려는 전형적인 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만약 J양과 선생님이 같은 학생 혹은 같은 성인의 신분이 었다면 퍼펙트한 썸의 모습이었겠지만 문제는 선생님이 J양에게 호감을 갖는것이 J양의 개인적인 매력이라기 보다는 자신보다 월등히 어리다는 남자의 판타지때문일수도 있다는것이다. (아... 돌려말하기 진짜 힘들다...) 나이차이가 난다고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멀리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의 비극적 결말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언제나 경계를 하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괜히 어른인척 하지말고 학생답게 행동해라.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지만 딱 한마디를 해주자면 "어른인척 하지마라!"라는 것이다. 나도 고등학교를 다녀봐서 아는데? 학생일대에는 어떻게든 어른처럼 보이고 싶다. 짙은 화장을 하고 과하게 머리를 스타일링하고, 어쩌다 마셔본 술얘기를 하며 허세도 떨어본다. 나도 그랬다. 짝사랑하던 교생선생님과 메신저로 대화를 하며 "저는 칵테일 중에서는 블랙러시안이 좋아요."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허세를 떨기도 했다.
누가 뭐래도 아직 J양은 학생이다.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오바하지 말고, J양 본연의 순수한 학생의 모습을 어필하도록 하자. 괜히 오바해가며 어른흉내를 내며 "선생님 저 술사주세요!"라고 하거나 "수능도 끝났는데 술한잔 할래?"라는 선생님의 말에 홀랑넘어갔다가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은 상처가 생길수도 있으니 말이다.
선생님이 밥을 사준다고 하면 "선생님 저 빕X요~"라면서 입에 뭣좀 묻혀가며 맛깔스런 먹방을 찍어보자. 그리고 "선생님 대학교 가면 선생님같은 훈남들 많아요!?", "저 대학교 가서 훈남 꼬시는법좀 알려주세요!", "남친 안생기면 선생님이 데이트 해주세요~"라며 다소 푼수 같은 모습을 보여줘라. 억지로 여자로 다가가려고 하지마라, 어차피 선생님이 J양에게 바라는것도 순수함일 테니말이다.
선생님과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면 일단은 좋은 멘토로 시작하여 천천히 관계를 옮겨가도록하자. 선생님을 너무도 흠모하는 J양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겠지만 성인이 되고 첫연애를 상처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대학생활을 묻고, 진로를 상담하고, 고민을 털어 놓으며 선생님과 학생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자. 그렇게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눠야 혹시 모를 흑심?의 독이 빠지고 안정적인 연애를 할수 있는거다. 21살 첫 연애를 선생님과 하는것을 목표로! 지금부터 천천히 전진하길 바란다! 참, J양아 수능 대박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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