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도 헤어지지도 못하는 관계 어쩌죠?만나지도 헤어지지도 못하는 관계 어쩌죠?

Posted at 2019. 10. 25. 08:11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만나지도 헤어지지도 못하는 관계 어쩌죠?


바로님...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저는 저대로 한다고 한건데... 지나고 보면 실수만하고... 그래서 전남친과의 관계만 더 나빠지게 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이젠 거의 체념상태인것 같고요... 제대로 못할 바에는 그냥 다 잊고 아무것도 안하는게 맞는걸까요...? 

- J양


짜장이냐 짬뽕이냐부터 사느냐 죽느냐까지 우리는 어떤 선택의 앞에서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일이다. 선택이라는건 결국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리는 그 어떤것도 확신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J양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짜장이냐 짬뽕이냐의 선택 앞에서도 "짜장 시켰는데 이따가 짬뽕이 먹고 싶으면 어쩌지?"라며 망설이게 되는게 사람인데 여러 감정들이 끈적하게 엮여있는 연애는 선택의 기로 앞에서 얼마나 망설이게 되겠는가? 


하지만 J양의 질문은 조언을 해줘야하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질문을 하는 J양 본인에게도 무의미하고 심지어 해롭기까지 하다. "제대로 못할 바에는 그냥 다잊고 아무것도 안하는게 맞는걸까요...?"라는 J양의 질문에 내가 "그래요. 딱 보니까 안되겠네. 걍 다른 사람 만나요"라고 대답을 해주면 J양은 "그쵸!? 에휴~ 어쩔수 없죠뭐~ 그럼 저는 새로운 사랑을 하러 갑니다!" 라며 홀가분하게 정리를 할 건가? 


J양의 "그냥 포기할까요...?"라는 질문은 질문이 아니라 자신의 과제를 직면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일 뿐이다. 자신의 눈앞에 놓이 과제를 회피하며 막연히 하소연을 해버리는건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포기해버리고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여기저기 퍼트릴 뿐이다. 


그러니 조언을 해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막연히 하소연을 하는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받아내야하고, 뻔히 상대가 듣지도 않을 조언을 해줘야하니 힘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질문을 가장한 막연한 하소연을 하는 사람은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질문에 매달리게 되며 풀리지 않는 질문에 단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최근 내 주변 지인들에게 "꿈은 언제 포기하게 되는걸까?"라는 막연한 질문을 던진적이 있다. 꽤 많은 지인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디테일한 부분은 조금달랐지만 결국엔 '꿈을 포기해서는 안된다'파와 '꿈보다는 현실이 중요하다'파로 나뉘었다. 


딱히 답을 바란 질문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누구에게 무슨 소리를 들어도 시원한 답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 내 머리를 크게 후려친 답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꿈은 포기하는게 아니라 밀려나는거지"였다. 이게 꿈에대한 정답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크게 와닿는 말이었다. 


진지하게 어떤 꿈을 꿨다면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쿨하게 꿈을 포기할 수는 없을거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하다보면 자연히 어떤 시점이 되면 꿈을 이루거나 자신의 꿈에서 밀려날 뿐이지 않을까?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꿈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연애라는 것도 결국엔 꿈처럼 간절한 것이고 결국엔 똑같은 고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면 그건 상황에 따라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포기를 하느냐 더 노력을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꿈이든 사랑이든 품게 되었다면 그것은 내가 포기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이루느냐 밀려나느냐의 문제이다. 


그렇다고 J양에게 포기가 될때까지 추하더라도 매달리며 감정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하는건 아니다. 체게바라는 말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꿈이든 연애든 포기할 수 없는 성질의 무엇을 품게 되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포기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할게 아니라 이것을 품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것이 현명하다.


그러니 막연히 좋다고 매달리거나, 안된다고 포기하는게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인정한 다음 그 안에서 설령 불가능일 지라도 제대로된 나름의 방향을 찾아 밀려날때까지 차분히 걸어나가보자. 조급해할것도 없고 불안해할것도 없다 애쓴다고 잊어지는것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포기를 못하는것도 아니다. 


이루든 밀려나든 결국엔 결론이 난다. 서두를것 없이 지금 당장 마음이 이끌리는 방향으로 몸을 틀고 조급해도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내 발끝과 다음 발을 내딛을 곳에만 집중하자.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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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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