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때문에 연애를 못하겠다면트라우마때문에 연애를 못하겠다면

Posted at 2018. 10. 11. 08:3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트라우마때문에 연애를 못하겠다면

내년쯤 한국을 떠난다는 친구를 위로?한다는 핑계?로 얼큰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포장마차를 마주쳤다. 예전같았으면 내가 먼저 "캬! 역시 마무리는 포차지!"라며 싫다는 녀석을 끌고 들어갔겠지만 포장마차에 대한 가히 트라우마가 생길정도의 트러블을 겪은적이 있는지라(자세한 설명은 생략...) 포장마차가 반갑긴 커녕 식은땀이 등줄기를 훑고 지나갔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녀석은 오랜만에 보는 포차마차를 바라보며 "히야~ 포장마차네~ 우리 대학생때 생각난다 그치~?"라며 감상에 젖었고... 이제 곧 한국을 떠날 그친구의 마지막을 위해 두눈을 질끈 감고 포장마차에 들어갔다. 



친구 녀석은 오랜만에 온 포장마차의 정취에 흠뻑 취해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난 코팅된 포장마차 메뉴판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문제의 오징어 숙회와 꼬막 그리고 꼼장어를 읖조리며 사색이 되어 있었다. 그런 나를 이상한듯 쳐다보던 녀석은 그제야 깨달은듯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 맞다! 너 그때...! ㅋㅋㅋ 그럼 홍합탕 시켜~" 이자식... 단지 메뉴의 문제가 아닐텐데...ㅠㅠ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우린 포장마차에 들어왔고, 그 녀석은 십여년전의 추억에 빠져 설레하는데... 이 한몸 바쳐 녀석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 줄 수 밖에... "아몰라! 죽기야 하겠어!?하며 홍합살을 발라내 초장에 찍어 입에 넣고 소독이라도 하듯 소주를 털어 넣었다. 


"햐~ 그래~ 이거야!나도 모르게 이말이 나왔다. 포장마차에 들어오기전 그리고 홍합탕이 나오기전엔 마냥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안주가 입에 들어가고 소주로 입안을 가시고 나니 나의 포차 트라우마도 씻은듯이 사라지고 보이기 시작했다. 포장마차 안의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일행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풍경들이 말이다. 


그래... 이게 포차의 맛이지... 물론 가끔은 다음날 거의 죽을만큼 고생하기도 하지만... ㅠ_ㅠ 그래도 어떻게 이 맛을 포기할 수가 있겠는가... 싸지도 않고 맛도 사실 별로지만 이 풍경, 이 분위기는 가끔 죽을 만큼 아프더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맛이다. 


어떤 것에 트라우마가 생겼다는건 그것과 관련해 감당하기 힘든 부정적인 기억이 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것이 소중한 무엇이라는걸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고생해놓고도 비오는 날이면 으레 포장마차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도 그렇다.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과 지독한 다툼으로 연애만 떠올려도 두렵고 불안해하며 시작조차 두려워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연애라는 것을 매번 피해다니고 두려워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두려울수 밖에 없을거다. 어쩌다 설레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기분이 좋기보다 지난 연애에서 생긴 상처들이 떠오르며 움츠려 들고 마음에도 없는 말들로 상대를 밀어내려고 할지 모른다. 그럴땐 마냥 부정적인 생각에 잠겨 혼자 고통받기보다 친한 친구를 포장마차로 불러 술잔을 기울여 보는건 어떨까? 


혹시 모르니 해산물은 시키지 말고... 오돌뼈 혹은 우동이나 하나 시켜놓고 소주를 마셔보자.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꽁냥대는 커플들을 바라보자. 물론 대번에 "그래봐야 얼마나 가겠어...", "그래놓고 싸우겠지?", "아마 저 사람이 바람을 피울걸?" 따위의 생각이 들겠지만 그럴땐 안주 한젓가락에 소주를 털어 넣으며 스스로에게 핀잔을 주자. "아씨... 아파봐야 죽기야 하겠어!?" 라고 말이다.


무섭기도 하고, 또 똑같은 상처를 받고 죽을만큼 아플수도 있겠지만 연애라면 그정도 아픔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것이니 말이다.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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