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있어서 호칭이 그렇게 중요할까?연애에 있어서 호칭이 그렇게 중요할까?

Posted at 2018. 4. 16. 09:20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연애에 있어서 호칭이 그렇게 중요할까?

요즘 이상하게도 일요일 낮에 짜장면을 많이 시켜먹는것 같다. 혹시... 일요일은 내가 요리사라고 울부짖는 짜파게티의 영향일까? (그러고보니 짜파게티는 짜장과 스파게티의 합성어인가? 이게 왜 지금 떠오르는거지?;) 한참을 짜장면과 일요일의 상관관계를 고찰한 결과 그 원인은 바로 불토때문이었다.



간의 노화는 생각도 안하고 토요일만 되면 미친듯 달리니 일요일 낮에 느즈막히 일어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뭘 해먹긴 귀찮은데 그렇다고 오래 기다리긴 싫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동네 중국집은 세트를 시키면 600ml짜리 펩시콜라를 끼워주는데 이게 해장에 아주 그만이다! 


하여간 이런 저런 이유로 일요일이 되면 짜장면 세트를 시켜먹곤 하는데 달콤 짭짤한 짜장면을 후루룩 흡입하고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 먹은다음 느끼함을 펩시로 깔끔히 잡아주면 이만한 해장이 따로 없다. 그러다 문득 몇해전 짜장면 표기법 논쟁이 떠올랐다. 


2000년대 후반쯤이었나?  소싯적부터 짜장면을 짜장면이라고 읽고 썼었는데 이게 표준어가 아니라는거다.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짜장면은 짜장면이 아니고 자장면으로 읽고 써야한다는 건데 한동안 이슈가 되었었고 심지어 SBS에서는 이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방영했었다. (세상에... 짜장면인지 자장면인지를 따지기 위한 다큐멘터리라니...) 수많은 논쟁 끝에 이제는 짜장면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이 되어서 어디가서 짜장면이라고 읽고 써도 손가락질 받지 않을 수가 있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고 웃긴일 아닐까? 짜장면이든, 자장면이든 맛있으면 그만이지! 차라리 자장면과 짜장면의 논쟁보다는 짜장면 위에 계란후라이를 올려야 하는가 아니면 없어도 괜찮은가의 논쟁이 더 생산적일것 같은데 말이다. 


가만보면 연애에도 자장면 vs 짜장면 논쟁과 비슷한 이슈가 있다. 바로 썸인가, 어장관리인가 이다. 지금도 내 메일함 그리고 카카오톡에는 상대가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 내가 좋아서 썸을 타려고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어장관리인지를 가려달라는 하소연들로 가득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우연한 기회에 친해지게 되었는데 서로 자주 카톡도 하고 가끔은 영화를 보거나 치맥을 함께 하기도 하는데 그 이상 발전은 없다는거다. 그러면서 혹시 더이상의 발전이 없는 이유가 지금 나를 어장관리하는것 아니냐는 거다. 


그러면 나는 조금 퉁명스럽게 썸이면 어떻고 어장관리면 어떻냐고 대답하는데 그러면 대게 상대방은 화들짝 놀라며 어장관리는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이며 어쩌구 저쩌구 하여간 큰 죄인것처럼 이야길 한다. 그러면 나는 다시 묻는다. 

"그래요. 그럼 상대가 어장관리를 한다고 치죠. 그럼 그쪽은 뭘 그렇게 손해봤어요? 돈을 뜯겼어요? 아니면 무임금 노동을 제공했어요?"

"그...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귈것도 아니면서 사람을 가지고 노는건 잘못 아닌가요!?"

"사람을 가지고 논다라... 사람 가지고 놀아봤어요? 사람 가지고 놀면 뭐가 그렇게 재미있던가요? 전혀 관심도 없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낄낄대며 즐겁나요? 나라면 관심없으면 연락오는것도 싫던데..."


혹시 지금 어장관리를 당하고 있는건 아닌지 불안하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상대가 나를 어장관리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어장관리를 당하면서 손해를 보고 있는건 무엇일까? 


썸이든 어장관리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어차피 썸이든 어장관리든 상대에게 분명 호감은 느끼지만 사귀기엔 뭔가 좀 애매~한 상황을 가르키는 말일 뿐이다.


만약 당신이 상대방과의 애매한 관계에서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상대가 당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내것으로 만들고 싶은 당신의 욕구가 당신의 마음처럼 채워지지 않는 것에서 발생하는 불쾌함일 뿐이다. 


"날 가지고 노는거얏!?"이라며 불쾌해하기전에 상대방을 내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소유욕을 빼고 생각해보자. 이상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쁘지 않은 매력을 가진 상대와 연락을 주고 받고, 영화도 보고 치맥도 하는게 왜 불쾌해야할 일인가? 


짜장면이든 자장면이든 맛만 있으면 되는것처럼 썸이든 어장관리든 상대와의 관계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짜장면이든 자장면이든 맛없으면 안시키면 되듯이, 썸이든 어장관리든 상대와의 관계가 즐겁지 않으면 언제든 관둘 수 있는것처럼 말이다. 


달고 짭쪼름한 까만 소스를 뒤집어쓴 면을 자장면이라 부르든 짜장면이라 부르든 맛에는 1도 상관없는 것처럼, 나쁘지는 않지만 당장 사귀는건 좀 애매한 관계를 썸이라 부르든 어장관리라 부르든 서로 주고받는 감정과 느낌에는 1도 상관없다. 결국 중요한건 당신이 그것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얻고 있느냐 아니냐이고 선택은 언제나 당신이 할 수 있다는걸 명심하자.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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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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