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진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는 이유바빠진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는 이유

Posted at 2015. 12. 22. 17:24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바빠진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는 이유

물론 여자라고 바쁜 남자친구의 입장을 모르는건 아니다. 그래서 일단은 서운해도 몇번 참고 넘어가 보는거다. 문제는 이게 참는다고 될일이 아니라는것, 매번 볼때마다 피곤하다 하면서 자기 친구들 만나는건 꼭 챙기고 오히려 더 즐거워하는게 아닌가!? 아니... 그렇게 바쁘고 피곤하면 집에서 쉬다가 여자친구를 좀 더 챙겨줄 일이지! 이런 사소한 트러블은 결국 이별로 이어지곤 하는데... 대체 남자들은 왜 그러는걸까?

 

 

바쁘다면서 친구들은 왜 자주 만나는거죠?

6개월 만나는 동안에는 정말 아무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이직을 하면서부터 트러블이 시작되었죠. 새벽같이 출근해서 10시쯤 끝나곤 하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는 날이 잦았어요. 그래서인지 남자친구는 데이트중에도 피곤한 기색을 많이 보였어요. 몇번 티격태격 하긴 했지만 오빠가 많이 피곤하니까 그러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한달 전쯤 오랜만에 토일 둘다 쉬는 날이라 내심 드라이브라도 가나 했더니 오랜만에 동창들 축구모임에 가겠다는거에요.

저는 서운함이 터져서 뭐라했죠. 그랬더니 남자친구는 울면서 요즘 너무 많이 힘들고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일을 시작하고 나서 저한테 연락하는 것도 일처럼 느껴진다며... 그냥 혼자있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고했어요. 저는 일단 알겠다며 남자친구를 설득해서 일단 이별까지는 안가게 막았어요.

 

아니... 날 만날때에는 피곤해서 죽을라고 하더니 이제야 시간이 조금 나니까 친구를 만나겠다? 그것도 피곤하다면서 축구? 이건 뭐 몸이 안좋아서 조퇴한다 해놓고 롯데월드 가는격아닌가? 가뜩이나 평소에 피곤해 하고 데이트의 양적, 질적 모든면에서 불만이건만 이건 뭐 놀리는것도 아니고 말이다.

 

C양의 서운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사실 C양의 남자친구가 말한 것처럼 남자에게 연애란 휴식과 힐링 쪽보다는 성과를 올려야하는 일쪽에 조금 더 가까운게 사실이다. 이번 데이트는 어디로 가야할지, 또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먹어야할지를 고민하고 또 여자친구의 기분도 신경써야 하는 연애는 확실히 남자가 마음 놓고 쉴수 있는 휴식이나 힐링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친구들을 만나서는 말을 가려하지 않아도 되고,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며, 마음 편하게 자기의 속마음을 드러내놓을수 있다보니 남자에게 친구는 단순히 우정을 떠나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난 힐링의 수단이다. 특히나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힘든일이 생길 수록 여자친구보다는 친구를 찾기 마련인데 이건 여자친구보다 친구들을 우선하거나 좋아해서가 아니라 여자친구보다는 친구들에게 더 편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놓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핑계가 아니라 진심으로 남자친구가 바쁘고 피곤해 하는것이 보인다면 그 기간 동안은 C양이 남자친구 역할을 해보는건 어떨까? 조금은 남자친구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서 피곤하지 않은 데이트코스를 기획해본다던가 짧고 굵은 데이트를 하고 남자친구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한다던가 말이다. 바쁘고 피곤해 죽을것 같을"음.. 오늘 오빠 피곤해 보이니까 오늘은 특별히 휴가를 주겠어!"라고 말하는 여친... 생각만해도 고맙다.

 

 

저는 괜찮다는데 왜 헤어지자고 하는 걸까요?

그러다 몇 주후 또 비슷한 이유로 싸우게 되었어요. 처음엔 이런 저런 말을 하던 오빠가 체념한듯한 말투로 말을 하더라고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너같은 여자가 왜 나한테 왔을까할정도로 고맙고 부족한 남자친구 때문에 고생을 많이하게한거 정말 미안하다고... 너를 위해서는 너를 놓아줘야할것 같은데... 아직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 놓치를 못하겠다고요. 그런데 이렇게 잘 해주지도 못하면서 잡고있는건 더 못할짓 같다며 헤어지는게 맞지 않겠냐고 그러더라고요. 이번에도 제가 괜찮다며 붙잡았는데 오빠는 더는 자신없다고 버티고 정말 간신히 붙잡긴 했는데 이때 서로 많이 지쳤던것 같아요.

 

앞서 남자에게 데이트라는것이 힐링쪽 보다는 일쪽에 가깝다는 말이 불편했을 사람도 분명 있을거다. 여자라고 데이트가 마냥 즐겁기만 할까? 남자친구에게 잘보이기 위해 공을 들여 화장도 해야하고 옷도 신경써야하고 남자가 말을 가려하는것처럼 여자도 적당한 내숭을 보여야하는데 어찌 데이트가 마냥 편하기만 하겠는가?

 

하지만 책임감의 무게에서는 조금 다르다는것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남자와 여자 모두 데이트를 위해 이런 저런 준비와 신경을 써야하긴 하지만 우린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디만 암묵적으로 데이트에 대한 책임이 남자쪽에 더 있음을 부정할수는 없을거다.

 

또한 연애에 대해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방식이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것도 한 몫한다. 여자는 남자친구가 이런 저런 배려를 해주고 사랑해주는것을 느끼며 "아! 내가 사랑받는 여자구나! 난 매력있고 멋진 여자야!"라고 자기효능감을 느낀다면 남자는 자신이 여자친구에게 무엇을 해줬을때 여자친구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아! 내가 여자를 행복하게 하는 능력있는 남자구나!"라며 자기효능감을 느낀다.

 

데이트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연애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남자는 자신의 상황이 어려워지고 여자친구에게 잘해주지 못하는것에 대해 여자가 이해할수 없을 정도로 깊은 절망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거다.

 

물론 C양 입장에서는 간단하게 "미안하면 잘해주면 되는거 아냐? 왜 헤어지자 하는건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남자가 모두 슈퍼맨은 아니지 않은가? 잘 풀리지 않는 현실속에서 발버둥치며 환히 웃으며 연애를 이끌어 가기엔 남자의 멘탈이 그다지 굳건하지 않다.

 

 

대체 어디까지 이해를 해야하는거죠?

몇 차례의 위기를 넘어가며 저도 많이 반성도 하고 최대한 오빠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오빠의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더라고요. 나름 승진은 했지만 오히려 책임감만 더 올라가고 더 쪼이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개인적으로 힘든일도 생기고 하는데 연락도 단답에 데이트도 1~2주에 한번정도 하다보니... 저도 지쳐서 남자친구에게 서운하다 말을 하니 또 울면서 미안하다고 정말 이러는 자신이 너무 싫다고 널 위해 헤어져 줘야하는건가 싶다고만하네요... 저는 언제까지 이해를 해야하는거죠...?

 

지금까지 차분히 글을 읽었다면 "그럼 여자는 남자가 바쁘다고 하면서 친구들이랑 놀고 그래도 그냥 집에 앉아서 기다려주고 이해하라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다행히도 남자친구가 바쁘다고 하면 남자친구가 부를때까지 얌전히 집에만 있으라고 말하는게 아니다.

 

장담하지만 C양의 남자친구는 C양이 지금처럼 가만히 집에서 자기만을 기다리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현재의 상황에 부담감을 느끼고 스스로 자학을 하며 C양에게 미안해 할고 있을걸?

 

바쁜 남자친구때문에 서운하다면 바쁜 남자친구에게 시간을 내라며 압박을 하거나 서운함을 토로하기 보다는 남자친구가 채워주지 못하는 빈자리는 다른사람 혹은 다른 것으로 채워보는건 어떨까? 양다리를 걸치라거나 어장관리를 하라는게 아니다. 동창회에 나가볼수도 있고, 동호회나 모임에 나가며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를 해볼 수 도 있다.

 

남자친구가 바쁘다고 절대로 남자친구를 기다리거나 마냥 참지마라, 남자친구가 바쁘다고 C양이 남자친구가 안바빠질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는거다. 남자친구가 바쁘면 C양은 C양대로 라이프스타일을 꾸려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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