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신랑감이면서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일등 신랑감이면서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

Posted at 2015. 7. 7. 13:16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루저클리닉

일등 신랑감이면서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

세상에나... 내가 이런 극찬의 멘트를 쓰다니... 하지만 L군의 사연을 읽고나서의 내 솔직한 감정은 이랬다. "내가 여자였으면 요X한테 일단 연락을 해서... 우후후...?" 내가 보기에 L군은 다이아몬드 원석같은 남자다. 지금 당장은 여자들의 눈에 쏙 들어오는 스타일은 아닐지라도 막상 만나면 여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남자! (20대 초반의 여자라면 연락줘라 내가 L군 메일주소 알려줄께!)

 

 

간혹 이성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한 2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그동안 왜 연애를 못했나 생각해보면 특출나게 잘생긴것도 아니고... 대학원생이다보니 현재 조건이 뛰어난것도 아니고 여자들 눈에 끌릴만한 요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여자를 만나본적이 없네요. 아주 아주 간혹 관심이 조금 가는 여성이 생기면 제가 먼저 접근하고 친해지기는 하나 시간이 지나고 더 알아갈수록 부담없이 친구로 지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에 지인들은 제가 철벽기가 있다고 하는데 한번은 아는 여자후배가 새벽에 술에 잔뜩 취해서 보고싶다고 지금 나오면 안되냐고 하는데 제가 너무 늦은것 같아서 빨리 들어가라고 했더니 후배가 자기 안보고 싶냐고 좀 와주면 안되냐고 하면서 엄청 서운해하더라고요. 친구들은 저에게 미쳤냐고 왜이렇게 눈치가 없냐는데...

 

솔직히 처음 몇줄을 읽고는 "아... 또 자뻑 모태솔로 사연이구나... 하여간 사내X들의 근자감은..."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연을 주욱 읽어 내려가다보니 "아! 이런 연愛인 공식지정 천연기념물인 선비남이구나!"라며 무릎을 탁쳤다.

 

L군이 이상한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아버지 세대때에는 흔하디 흔한 남자였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연애의 경량화가 진행되면서 요즘에는 L군과 같은 선비형 남자가 드물어졌을 뿐이다.

 

선비남의 특징은 대인관계는 동성과 이성과 가리지 않고 매우 좋으면서도 딱히 연애를 하지 않으며 자기개발에 몰두를 하는 것이다, 또 평범남들보다 친하게 지내는 여자는 많으면서도, X알친구처럼 지낼뿐 이렇다할 대시가 없으며 여자쪽에서 대시를 하면 "응? 나한테 왜그러는거야?"라며 속터지는 멘트를 내뱉곤 한다.

 

선비남을 최고의 남자로 꼽는 이유는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여자가 답답할정도로 이성적이지만 대신 여자가 대화를 요청할때 회피하지 않고 언제나 진지한 자세로 여자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해준다. 무엇보다 좋은건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환상이나 집착이 없기 때문에 여자문제로 속을 썩이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센스는 0점에 매번 이성적인 대화에 여자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질 위험이 있으나 이런 단점은 장점이 충분히 커버해준다.

 

 

나에게 맞는 사랑을 해라.

어쨌든 한 여성분의 고백으로 첫 연애를 시작은 했는데... 문제는 상대방은 초등교사에 집안도 좋으시고 외모도 예쁘신지라 한쪽의 조건이 너무 좋은것 아닌지 부담스럽더라고요. 또 저에게 너무 잘해주시고요. 아침저녁으로 연락주고... 매일 사랑한다고 연락하고 기념일도 챙겨주고... 하지만 저는 연구실 및 대학원생 특성상 하루 스케줄이 불규칙하다보니 연락도 제대로 못해드리고 있고요... 더욱이 이제 막 3달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제 감정을 잘 모르겠습니다. 싫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의 감정은 아닌것 같아요. 여자분을 위해서라도 헤어지는게 맞는것 같은데 또 조금 더 사귀다보면 감정이 생기지는 않을까 고민입니다.

 

항상 이렇다... 괜찮은 여자는 괜찮은 남자를 알아보는거다. 다만 L군의 경우에는 연애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보니 연애라는 것을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목숨바치는 사랑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이란 꼭 로미오와 줄리엣 같아야 하는건 아니다.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따르면, 완벽한 사랑은 친밀감, 헌신, 열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가지 조건의 조합에 따라 7가지 유형의 사랑이 있다고 말한다. 지금 L군이 여자친구를 부담스러워하고 미안해하는것은 L군의 머릿속에 사랑이란 열정적 사랑(열정만 있는 사랑)과 낭만적 사랑(친밀감 + 열정)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를 위해 할수 있는한 노력을 하는 L군의 사랑은 동료적 사랑(친밀감 + 헌신)에 해당하며 이는 열정이 빠졌기에 완전한 사랑은 아니지만 다른 사랑에 비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연인관계에 가장 알맞은 사랑의 유형이다.

 

그러니 여자친구의 사랑을 부담스러워 하지마라. 지금 당장 L군이 해줄수 있는것이 별로 없고,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을지 몰라도. 여자친구는 L군의 비전과 안정적인 아우라에 매료된 것이니 말이다. 정말 L군이 여자친구를 위하고 싶다면 욕정의 노예들이 날뛰는 연애정글에 여자친구를 내던지기 보다 지금까지 했던것처럼 여자친구를 존중해주고 또 할수는 범위내에서 여자친구를 위해 노력하며 동반자적 연애를 하는 것이 옳다.

 

 

여자들아, 선비형남자를 놓치지 마라.

이건 제 변명이지만 대학교때부터 매 학기 24학점을 꽉 채우고 계절학기도 듣고, 학생회장으로 나가서 학생회 활동도 하고, 외부 스터디에 공모전 준비와 대외활동을 했었습니다. 여기에 1년 정도는 봉사단체도 만들어서 운영하고 토론동아리도 다니고 대회에도 나가서 입상도 했네요. 하여튼 이런저런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보니 머리속에 '연애'라는 단어가 떠오를 일이 없었던것 같아요.

 

주위를 둘러보면 L군과 같은 남자가 아주 드물게 발견되기도 한다. 이성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친분을 쌓으면서도 자기일에 몰두하고, 사람은 많이 만나면서 한 집단에 몰입하기 보다 여러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항상 사람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 특별함은 없지만 주위 지인들에게 항상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받는 사람말이다. 문제는 대부분 외모나 매력이 좀 부족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이런 선비형 남자들이 당신들이 원하는 연애를 해줄 수 있는 남자다.

 

물론 당신 딴에는 유혹한다고 해도 선비남은 꿈쩍도 안할 뿐더러 당신이 무슨 시그널을 줬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존심 상해할게 아니라 다이아몬드 원석을 연마하는과정이라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시해서 선비남을 쟁취하자.

 

간혹 "난 느낌이 와야 만나"라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녀들에게 항상 묻는 질문은 "너님 느낌와서 만났을때 끝이 좋았니?"인데 내가 이렇게 질문을 하면 다들 고개를 떨군다. 느낌이라함은 매력이고 자극일텐데 첫인상에서 매력을 줄만한 남자는 자신의 가치가 높다는걸 알기에 예쁜여자가 얼굴값하듯 꼭 매력값을 한다.

 

당신이 매력값하는 남자를 휘어잡을만한 매력이 있다면 모를까, 평범한 여자라면 조금 먼 미래를 보며 선비형 남자에게 투자를 해보는게 여러모로 현명한 선택이다. 물론 선비형남자들에게서 연애에 대한 열정을 찾아보기 힘들다는것이 남자의 사랑과 관심에 민감한 여자 입장에서는 치명적이겠지만 대신 안정적인 대화라는 요즘 남자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레어한 스킬을 보유한 선비형남자를 놓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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