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존중해줘야하지 않을까?사랑한다면 존중해줘야하지 않을까?

Posted at 2018. 4. 22. 09:1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사랑한다면 존중해줘야하지 않을까?

얼마전 동탄으로 이사한 친구녀석의 집에 집들이를 핑계로 완벽하게 초토화를 시켜놓고 일어난 아침, 마치 신의 계시라도 받은것처럼 머릿속엔 "오늘은 평양냉면이다."라는 계시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런데 여긴 동탄이 아닌가...!? 마음 같아서는 당장 방이동 봉피양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나의 속은 아직 장거리 운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젠장... 동탄이라니... 집이 좋아봐야 뭐해. 근처에 봉피양이 없는데..."라며 절망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봤는데 아... 역시... 동탄...!!! 쫌 사는 동네답게 바로근처에 봉피양은 아니었지만 평양냉면집이 있는게 아닌가? 


전날의 숙취로 뒹굴고 있는 시체들을 발로 걷어차깨워 패잔병의 포스를 하곤 서경면옥으로 향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는데 슬슬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난 평양냉면 왜을 먹는지 모르겠어~ 수돗물에 면 말아먹는것 같지않냐?", "야 솔직히 너 괜히 잘난척하려고 평양냉면 좋아한다고 그러는거지?", "이 돈주고 먹을거면 차라리 육쌈냉면 2그릇 먹겠다!" 등등.... 


분명 아침에 내가 쏜다고 할때는 돌맹이라도 씹어먹을 것처럼 환호하던 녀석들이... (하...) 평양냉면이 싫으면 비빔냉면이나 만두국도 괜찮을거라며 권했더니 그건 또 평양냉면집에 왔는데 다른걸 먹긴 좀 그렇단다. (하...)


냉면을 먹으면서도 불평은 그치질 않는다. "이거 육수 맞아? 그냥 맹물에 고기 넣었다가 뺀거 아냐?", "왜 고기가 이거밖에 안들어있어?", "만두는 또 왜이렇게 비싸냐?" (아...) 터지기 일보직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관계를 한다는결 결국 서로가 상대를 얼마나 존중하느냐에 달려있구나?"


내가 좋아하는 평양냉면에 대해 갖은 비난을 하는 녀석들이 한대 쥐어박아 주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긴 했지만 또 생각해보면 애초에 평양냉면을 먹자고 안했으면 될 일이고, 또 굳이 먹으러 왔다면 이 녀석들이 뭐라고 하든 다양하게 주문을 해서 나눠 먹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아니... 근데 원래 메뉴는 쏘는 사람 맘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먼저 녀석들을 존중해주지 못한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억지로 평양냉면을 좋아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왕 먹기로 한거 "이게 어떤점이 맛있다고 그렇게들 난리지?"하는 열린마음으로 먹어본다면 나름의 맛을 느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상대를 다그치고 막무가내로 상대를 고치려고 하면 결국 싸울 수 밖에 없는거다. 될 수 있으면 상대가 나에게 맞춰줬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땐 상대와 논쟁을 하기보다 "쟤는 정말 특이하구나~?"정도로 상대를 인정해주고 "이게 정말 좋은가~?"라며 상대의 입장을 음미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나저나... 난 누구랑 평양냉면을 먹어야 하나....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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