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 가는법] 회사재끼고 어머니와 오이도간 사연.[오이도 가는법] 회사재끼고 어머니와 오이도간 사연.

Posted at 2011. 6. 28. 06:34 | Posted in 바닐라로맨스의 일상

 

아침에 눈을떠 출근을 하려고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다보니 문득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왔습니다. '난 지금 나의 자아의 실현을 위해 을을 하는것인가, 내 입에 들어갈 쌀을 사기위해 일을 하는것인가...' 어린나이에 무슨 헛소리냐 싶겠지만 제겐 너무도 진지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추천감사합니다.

 

오늘은 회사를 재끼기로, 그리고 밥을 차리시는 어머니와 함께 일탈을 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는 몸이 아프다고 문자를 하고, 평소 적적하시다고 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의 이름의 블로그를 개설해드리고, 무작정 대학로로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제가 어릴적 황비홍을 좋아하셨던 어머니를 위해 정무문을 보고 곧장 4호선에 몸을 싣고 오이도로 향했습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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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이도냐? 라고 물으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지금 사는 곳이 4호선의 끝인 당고개여서 반대의 끝이 궁금했을수도, 또 탁트인 바다를 가장빨리 볼수 있는 곳이어서일수도 있습니다. 꼴랑 지하철 여행이지만 즐거워하시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참 못난 아들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오이도로 향했습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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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로 가는 길은 생각했던것보다 험했습니다. 월요일 그것도 11시쯤 무슨 사람이 있을까 싶었지만 4호선의 마지막, 오이도 역까지 가는 손님들은 꽤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저와 어머니처럼 2시간 가량 지하철에서 몸비듬을 하며 오이도로 향했습니다.

 

저희 모자와 함께 오이도로 향하던 그 많은 사람들도, 연금술사의 산티아고처럼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 여행을 떠난것일까요? 혼자 이상한 상상을 해봅니다. 4호선의 끝, 오이도역에 다다르곤 30-2번을 타고 오이도해양단지에서 내렸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선착장,수산시장에서 내리는편이 조금더 나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오이도는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의 고장이었습니다. 100여군데가 넘는 조개구이와, 바지락칼국수집을 보며, 어머니와 저는 입이 벌어졌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연인들과, 친구들은 바다라며 뚝방에 올라 소리를 질러대지만 어머니와 저는 그들을 비웃으며 "금강산도 식후경!"을 외쳤습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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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제가 한참을 고른후 들어간 집입니다. 초이스의 요인이라면... TV에 나온집이라서도, 블로그에 소개된 집이라서도 아닌 그냥 걷다 귀찮아져서 들어갔습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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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보리밥을 주시내요! 열무에, 무채에 팍팍 넣고,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고추장 팍팍! 들기름 팍팍!!! 그냥 미친듯이 비비고 한술을 떠 입에 넣으니! ㅇ ㅏ ! 이맛이야!!!+_+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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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나온 바지락 칼국수! 왠 모자가 커플잠바까지 입어가며 다니는것이 기특해 보여서였을까요? 이건뭐 4인분이네요~ 이곳은 바지락칼국수는 6000원 해물 칼국수는 9000~10000원 가량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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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채운 어머니와 저는 식사를 마친 뉴요커를 흉내내고픈 된장녀 마냥 한손엔 다방커피를 들고 뚝방위를 걸었습니다. 솔직히 물이 맑지도, 백사장이 있는것도 아니었지만 예정되지 않았던 여행길은 어머니와 저를 마냥 시원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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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등대쪽으로 가니 갈매기 천국이었습니다. 어찌나 많던지 신기하기보다 무섭기까지 하더군요, 또 요녀석들이 비둘기 마냥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아무리 가까이 가도 꼼짝을 하지 않았습니다. 요녀석들이 보기엔 사람들이 그저 먹이를 운반해주는 동물로만 보이는 것일까요?

 

오이도 가는법 / 오이도 가는길

등대앞에 앉아 어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문득 어머니께 시를 지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뜬금없는 여행, 뜬금없는 제안, 뜬금없고 황당하셨겠지만 어머니는 나이든 어린소녀처럼 수줍어하며 좋아하셨습니다. 한참을 바다를 바라보며, 저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고, 자신들만의 시를 짓곤 일어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회사도 재끼고, 어머니와 함께 오이도에서 지은 시를 제 블로그에 오신분들과 나누고 싶네요.

 

 

어머니의 얼굴

 

매일 보아온 얼굴인데,

오늘은 다릅니다.

 

눈가의 깊은 주름,

하얗던 피부의 얼룩덜룩 검버섯

 

철부지 투정으로 할퀸 주름,

무관심으로 얼룩지게한 검버섯인것만 같아

저는 어머니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만 떨굽니다.

 

어머니의 지난 외롭고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제가 감히 보상해 드릴순 없지만

더이상의 외롭고 힘들게 하지 않겠다.

오이도의 바닷바람에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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