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마음껏 화를내자!남자친구에게 마음껏 화를내자!

Posted at 2016. 2. 22. 19:1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남자친구에게 마음껏 화를 내자!

 

화를 내지 말라는 나의 평소 지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감을 갖고 있다는건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주로 "왜 여자만 참냐! 여자가 부슨 보살이냐!?", "남자가 잘못을 했으니까! 화를 내는거지!", "참아도 달라지지 않던데!?" 따위의 주장을 하는데... 공통적으로 지적하는건 "참는건 손해보는것이다!"라는 인식이다. (내가 제대로 파악한게 맞겠지?) 재미있는건 내가 일단 분노를 조절하고 대화로 풀어보라고 이야기를 하는건 "일단 분노를 참는편이 훨씬 이득이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는거다.

 

당신은 화를 잘 내는 타입이신지?
 나도 젊은시절에는 쉽게 버럭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지레짐작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화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좀더 잘 알아보고 화를 내야겠군'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무슨 일인가로 확 열이 받아도 그 자리에서는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고 한숨 돌렸다가 전후 사정을 파악한 뒤에 '이 정도라면 화내도 되겠어' 싶을 때 화를 내기로 했다. 이른바 '앵거 매니지먼트'다.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앵거 매니지먼트,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상대에게 화를 내는 자체를 반대하는게 아니다. 다만 내가 화를 내고 나서 내가 화를 냈기때문에 따라올 불이익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를 하고 화를 내자는거다. "아니! 이게 뭐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어!?"라고 생각을 해서 화를 내는건 좋다. 다만 이후 상대가 "그래... 미안해... 나보다 더 좋은 사람만나..."라고 말을 해도 "그래! 나한테 이렇게 대하는 사람과 만날생각 없어! 너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만날거야!"라고 사이다 같은 말을 내뱉고 미련없이 이별을 할 수 있다면 절대로 화를 참지 말고 화를 내도록 하자! (비꼬는게 아니라 진심이다.)

 

물론 화가 나는 입장에서는 "아니! 벌서 몇번째야! 화를 안낼수가 없잖아! 또 참아야하는거야!?"라고 답답해 할수도 있겠지만 이럴땐 좀 다르게 생각해볼수도 있지 않은까? "흠... 벌써 3번째 약속을 어기네... 혹시 다른 방법이 없을까? 음... 다른 방법 다 써봤는데... 아무래도 변하지 않을것 같은데... 더 만날까? 아니면 화를 내고 쫑!?"이라고 말이다.

 

계속 말을 하지만... 화를 내는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화가 나면 화를 내야지! 다만 화가 나서 정의의 심판자 마냥 "어떻게 이럴수 있어!"라고 정의로운 분노를 쏟아놓고 상대가 "그래... 그랬구나... 미안해... 근데 우리 아무래도 잘 안맞나봐..."라는 찌질한 말에 바로 "아냐... 자기야... 내가 너무 감정적이었어... 내가 잘할께..."라며 매달리는건 모양이 좀 많이 빠지지 않냐는 거다. 이뿐인가? 이렇게 한번 "내가 다 맞출께!"식으로 말을 내뱉고 나면 협상의 여자기 사라지고 100% 내쪽에서 맞춰야하는 암묵적 노예계약이 성립된다는걸 너무 많이 보아왔다.

 

나또한 하루키마냥 젊은 시절에는(뭐... 지금도 젊은 시절...이긴 하다만...) 쉽게 버럭하는 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타고난 독설 DNA를 한껏 발휘하여 상대가 아무말 못하게 궁지에 몰아 넣고 현란한 비꼬기 기술로 상대를 유린하곤 했다. 그러고 나서는 "역시! 내가 옳아!", "누가 날 건드리래!?", "만약 먼저 내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덕분에 별일 아닌일로 많은 사람을 잃었다. 그리고 깨닳았다. "화를 내면 내 손해구나?" 특히나 화를 퍼부어 놓고 내가 아쉬워서 상대에게 아쉬운말을 할때에는 정말이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고 수치플이 또 그런 수치플이 없었다.

 

과연 이것이 화를 내야하는 일인가? 에만 열을 올리지말고, 일단은 진정하고 화를 내는것과 대화를 하는것중 어느것이 이득인지를 따져보는건 어떨까? 상대를 배려할 필요도 없다.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 고민을 해보는거다. "어느것이 내게 이득일까?" 그리고 그 선택을 따르자, 또한 그에 따르는 것에 대해서도 쿨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사표한장씩 품고 회사다니면서 뭐 이정도 쯤이야..." 라고 생각해보는건 또 어떨까? 꼭 화를 내야하는 일이라면 조금 시간을 갖고 이해타산을 따져보고나서 화를 내도 늦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것 또한 너무 보살같은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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