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싸울때 남자가 대화를 회피하는 이유여자와 싸울때 남자가 대화를 회피하는 이유

Posted at 2013. 10. 19. 07:17 | Posted in LOVE/LOVE : 남자의 심리

 

 

여자와 싸울때 남자가 대화를 회피하는 이유

C양아 상담에 앞서 사과의 말을 먼저 해야할것 같다. C양은 대화를 회피하는 남자친구의 무책임함을 탓하고 싶은 모양인데... 어째... 나는 C양의 생각에 동의할수가 없으니 말이다. "역시! 바닐라로맨스도 남자라 남자편만 드는군!"이라며 손가락질을 하기전에 이번만큼은 조금 마음의 문을 열고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내 말을 들어보도록하자. 혹시 아는가? 지금까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을지도?

 

 

화를내면 누구나 대화를 하기 싫어한다.

일단 저희는 일주일에 세네번은 싸워요. 예를 들어 제가 기분이 나빠서 삐지거나 화를 내면 오빠는 제 화를 풀어주는 법이 없어요. 같이 화내거나 자기도 삐지거나 결국 말싸움을 하게되죠. 그러다 제가 "이건 내가 미안한데 난 이것 때문에 오빠에게 섭섭해, 오빠가 미안해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면 오빠는 그게 왜 미안해야할 일이냐고 니가 불만이 많은거라며 화를내요. 이런말이 나오니까 저도 풀어보겠다고 하다가도 화가나서 목소리커지고 하다보면 오빠는 헤어지자 그러니까 헤어지자 진짜 연락하지마 이러더라고요.  오빠는 화가나면 대화로 풀생각을 안하고 말하기 싫어해요.

 

C양의 입장은 잘 알겠다. 남자친구가 C양을 기분 나쁘게 만들었고, C양이 화를냈는데 남자친구는 화를 풀어주기는 커녕 왜 그게 미안해할 일이냐고 따지고 드니 더 열이 뻗칠수 밖에 없다는 말인것 같은데... 일단 나는 먼저 C양에게 묻고싶다. "기분이 나쁘다고... 꼭 화를 냈어야 했나?" 물론, "오빠가 저를 화나게 했어요!"라고 대답하겠지만... 남자친구의 실수로 기분이 나빴다면 삐지거나 화를 내기전에 조곤조곤 대화를 해보는것은 어땠을까?

 

이렇게 말하면 또 "여자만 참으라는거냐!?"라는 말이 나올테니 예를 들어보자. C양이 남자친구와의 약속에 한시간이나 늦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C양을 보자마자 불같이 화를내고 삐져서 데이트 내내 말도 안하고 틱틱대기만한다. C양은 어떤 기분이 들까? "잘못한건 맞지만... 이건 좀 심한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아닛!? 어디서 경우에 없이 잘못을 해놓고 그런 생각을 하는가!? 근데 그게 사람이다. 아무리 내가 잘못을 했어도 누군가 잘못을 꾸짖고 화를 내고 삐지면 상대에게 사과를 하기보다 억울한 생각이 들고 빈정이 상한다.

 

남자친구의 "그게 왜 미안해야할 일이야? 니가 불만이 많은거지!"라는 말도 그 맥락안에서 충분히 이해를 할수 있다. 속으로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C양이 과하게 화를내고 삐지니까 남자친구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상하고 C양의 말에 트집을 잡는것이다. C양은 남자친구가 대화를 회피한다고 말하지만, 애초에 C양이 삐지고 화를 내는순간 대화는 이뤄질수가 없는것이다.

 

몇일전 같이 일을 하기로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내가 전화를 받자마자 내 잘못에 대해 언성을 높이며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의 말은 다 옳았다. 내가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결정을 번복하기도 했고, 시간을 끌다가 일의 일정이 과하게 밀리게되었다. 분명 내가 사과를 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때 내 머릿속에 제일먼저든 생각은 "뭐야... 자기는 내가 부탁한것도 제대로 하지도 않아놓고!"였다.

 

나는 최대한 내 마음을 추스리고 그에게 사과를 하고싶었지만 마음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내가 잘못했지만 그가 내 자존심을 건들였고 난 빈정이 상해버렸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빨리 사과해야지! 내가 잘못한게 맞잖아!"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속에서는 "그래도 이건 아니지! 다짜고짜 언성을 높이는건 무슨경우야! 그리고 쟤도 잘못한거 있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몇분동안 괴로워하다가 간신히 진심어린 사과를 할수 있었다.

 

그리고 상황이 민감할땐 단어 선택과 어순에 주의하자. C양은 대화로 풀어보고자 "이건 내가 미안한데 난 이것 때문에 오빠에게 섭섭해, 오빠가 미안해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고하는데... 이런 멘트는 대화는 커녕 상대입장에서는 "어쨌든 니가 잘못했으니 빨리 사과해!"라는 소리로 들릴수밖에 없다. 정말 대화를 원했다면 "이것때문에 오빠에게 섭섭했는데... 생각해보니 이건 내가 미안한것 같아."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단순히 어순만 바뀐것이지만 느낌이 전혀다르고 아마 남자친구는 C양이 그토록 원했던 사과를 했을 것이다.

 

 

답정너식으로 대화를 할거면 차라리 편지를 써라.

"이 오빠는 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지 않은가?"하는 생각도 들고 "진짜 날 좋아하긴 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제가 너무 지치는것 같아서 오빠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듣고 싶었는데... 또 안되네요... 제가 얼마나 어떻게 잘못하고 바보같은지 궁금해요... 

 

사연만 봤을때에는 "아... C양이 많이 힘들구나..."했다. 근데 첨부한 카톡대화를 보는순간 숨이 턱 막혀오는게... 마치 다크나이트에서 히스레저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why so serious?"라고 하는 한 느낌을 받았다. 미안하지만 좀 섬뜩한 느낌이 들었고 솔직히 몇줄 읽다가 숨이 막혀서 잠깐 하늘을 보며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까지 말하면 안되는건데... C양이 좀 심각성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솔직히 내 감정을 말한거다.

 

C양이 오빠의 마음이 궁금했던것 까지는 좋다. 하지만 이전 카톡은 모르겠으나 분명 좋게좋게 마무리 된것 같은데 거기에 대뜸 "오빠 솔직히 지금 나 좋아해?"라고 묻는건 "야, 나 아직 안끝났어"라며 다시 싸움을 시작하자는 이야기다. 물론 이 모든것은 남자친구가 "왜 그런소릴해 바보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되는거였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미 한바탕 한 이후라면 남자도 빈정이 상할대로 상한 상태, 결코 좋은 말이 나올리 없다.

 

C양은 이때 적당히 마무리하고 잠에 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C양은 포기하지 않았다. C양이 원하는 대답을 남자친구가 내놓지 않자 C양은 "그럼 오빤 나를 안좋아한다는거네..."라며 2차 공격을 감행한다. 이것도 모자라 "~게 해줄수 없는거야...?", "오빠는 한번도...", "오빠가 먼저 ~해줬으면 좋겠어" 등등의 말을 쏟아냈다. 여기서 압권은... "오빠에게 바라는거 없어." 아... 남자친구의 "ㅈ디ㅏㅓ리마넝리ㅏㅓ"가 남자친구의 심정을 말해주고 있지만 C양은 지칠줄 모르고 자기가 원하는 말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C양아... C양의 말이 전부 옳았을지 모르겠다. 다만 C양이 보내준 카톡 대화를 한낮에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한번 읽어보자. 아마 C양에게 남자지인친구가 있다면 몇줄 읽다가 머리를 싸매며 그자리에서 쓰러질것이다. C양아, C양은 남자친구가 C양과의 대화를 회피한다고 하는데... 막상 카카오톡을 읽어보면 남자친구가 대화를 회피하는게 아니라 C양이 자기가 원하는 말만 계속 늘어놓고, 남자친구가 C양이 원하는 말을 내 뱉을때까지 계속 고문하고 있다는걸 알았으면 좋겠다.

 

대화는 주고 받는것이다. 이미 듣고싶은 말을 다 정해놓고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는게 무슨 대화인가? 또 원하는 대답이 안나왔다고 C양이 맘대로 남자친구의 마음을 넘겨집거나 남자친구의 말을 비꼬들으 남자친구는 숨이 막혀 질식해버린다. (3자인 나도 호흡곤란을 느꼈는데... 당사자는 어땠을까...?) 

 

대화를 하고 싶다면 먼저 서로 감정의 앙금이 없는 상태이거나 적어도 대화를 하고자하는 나 자신이 상대에 대해 부정적 감정이 없어야한다. 이미 한바탕 했거나 나 스스로 상대에대해 악감정이 있다면 일단은 잘 담아두고 적어도 하루이상 숙성을 시킨후에 꺼내는것이 맞다. 감정이 다 가라앉기도 전에 계속 이야기를 하자는것은 대화가 아닌 "오늘 헤어지더라도 결판을 내자!"고 말하는것과 같다. 중요한것은 누구나 그렇게 감정을 가지고 끝내 결판을 보면 끝끝내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대화가 안될때에는 적당한 선에서 끊고 다음을 기약하자.

마지막에 그냥 자게할걸 후회도 되지만 저혼자만 말하고 싶어하고 저혼자만 문제를 해결하고싶어하는 것같아 화가났어요. 오빠는 피하려고만하고 그냥 좋게 좋게 잘 지내자고만하는데... 그래서 어제밤에 시간을 좀 갖자고 했었는데 오늘 저녁에 또 보고싶은 마음이 들어 참지 못하고 제가 먼저 연락해버렸어요.

 

10번이다... 남자친구가 C양에게 "우리 내일 얘기하면 안될까?"라고 말한 횟수가 말이다. 내게 상담을 요청한건 C양이지만 내가 누굴 위로해주고 다독여줘야하는건지 모르겠다. C양은 남자친구가 문제를 회피하고 C양만 문제를 해결하고싶어한다고 말하는데... 내눈에는 C양은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문제를 더 만들고 있다. C양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기서 대화를 하지 않는것은 C양이다.

 

C양은 "대화가 필요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내 화를 풀어줘", "사랑한다고 말해", "빨리 미안하다고 사과해"라고 말하고 싶은것 아닌가? 아니라고 반박하기 전에 카톡대화중 C양이 남자친구에게 보낸것만 다시 읽어보자. 단 한줄이라도 남자친구를 이해하겠다는 말이나, 남자친구의 입장에 서서 생각한 말이 있는가...? 이렇게 해서 어떻게 대화가 되겠는가...

 

솔직히 C양의 남자친구가 초반의 대처가 슬기롭지 못했던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히 매너가 있고 본성이 착한 사람인것 같다. 이렇게 답정너식으로 자신의 말은 다 무시하고 하고싶은 말만 하는 상대에게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고 10번씩이나 정중하게 내일 대화를 나눌것을 권유하다니....

 

실제 연애중에 누가 더 잘하고 잘못하는지 나는 알수 없다. 다만 C양은 작은 일도 크게만드는 습관이 있다는걸 지적해주고 싶다. 어떤 트러블이 났다면 화를 내기전에 대화를 했었어야 했고, 싸움이 커졌다면 길게 끌것이 아니라 짧게 끊고 서로 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상대가 정중히 다음을 말하면 C양도 그 말을 받아들여 감정이 남아 있어도 참는 매너를 보여줬어야했다. 이런 식이라면 과연 어떤남자가 C양과 대화하고 싶어할까?

 

지금 남자친구와 헤어지냐 마냐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트러블을 어떻게 대처할것인지, 대화를 어떻게 하는것인지에 대해 하루속히 배우지 않는다면, 연애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할수도 있을것이다. C양아, "내가 옳다!"라고 생각하기전에 "내가 잘못한것은 없을까?"라고 생각해보자. 그렇게해야 조금더 빨리 C양의 나쁜 대화습관을 고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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