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남자와 9년동안 연애중인 여자미국에 사는 남자와 9년동안 연애중인 여자

Posted at 2013. 8. 16. 16:20 | Posted in LOVE/LOVE : 남자의 심리

 

 

미국에 사는 남자와 9년동안 연애중인 여자

일단 Y양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Y양의 사연을 읽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버디버디', '펜팔' 등의 오글오글거리던 추억들이 떠올라 하루종일 입가에 미소가 가시질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안타까운건 아름다운 추억이 될수도 있는 인연을 Y양이 괜히 심각하게 여기다가 Y양의 말처럼 3류 드라마꼴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된다. 미국에 사는 남자와 9년동안 연애중인 Y양 거사를 치르기전에 내말좀 들어봐라.

 

 

만나지못했기 때문에 9년 동안 연락을 주고 받게 된거다.

중학교 2학년때 버디버디를 통해 그를 알게되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가볍게 채팅을하다가 진학,연애,가족,친구문제로 많이 상담하게 되면서 서로 어디사는지..몇살인지..등등 점점 진지해졌고, 그러다 어느새 제가 먼저인건지..그가 먼저인건지 모르겠지만 연애감정이 시작된 것같아요. 그는 미국에 살고있었고, 저는 한국에 있었기때문에 만날수는 없었지만 저희는 전화통화도 많이하고, 선물도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워갔어요.

 

Y양은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연애감정을 키워나가는 자신과 그(이하 K)를 소울메이트로 여기는 듯하다. 하기사 한 남자와 9년동안 연락을 주고 받았다면 그런 생각이 드는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Y양이 9년이란 기간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으면 한다. Y양은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9년동안 연락을 주고 받았어요!"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사실은 한번도 만난적이 없었기에 9년동안 연락을 주고 받을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얼굴에 여드름이 가득했던 중학교 1학년때, 내게 한통의 편지가 날라왔다. 내 초등학교 동창 지인이란 H양은 초등학교 동창 다이어리에서 내 이름과 주소를 보고 "어라? 성이 특이하네?"라는 생각에 그냥 한번 편지를 써봤다고했다. 그렇게 시작된 펜팔은 고등학교때까지 이어졌고 우리도 Y양의 커플처럼 한번도 만나진 않았으면서 마치 사귀는 듯한? 묘한 관계를 이어갔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이 관계는 아이러니하게도 5년만에 처음으로 그녀를 만난 자리에서 끝났다. 5년간 수많은 편지를 주고 받고 밤새도록 통화를 나눴지만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눈 H양은 내가 아는 H양이 아니었다.(외모를 말하는게 아니다 만남전 사진교환은 필수가 아니던가!)

 

나는 아직까지도 그녀가 젝키를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이미 동방신기에 빠져있었으며, 나는 그녀를 수줍음 많은 소녀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뛰어넘는 수다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는지 우리는 어색한 두어시간의 만남을 끝으로 누가 먼저라고 할것없이 자연스레 연락을 줄여가게 되었다.

 

Y양이 알아야하는것은 현재 Y양과 K군의 관계를 지탱해주는것은 둘 사이의 사랑이 아닌 둘사이를 갈라놓은 태평양이라는 것이다. 만나지 못한다는 현실적 제약은 Y양과 K군의 관계를 보다 로맨틱하게 포장해주고, 서로 적당히 자신을 포장하며 상대의 로망을 채워주게한다. 무엇보다 만날수 없다는것은 만남에 따르는 트러블이 생기지 않게 해준다!

 

 

대책없이 진지해지면 연애는 피곤하다.

연락을 주고 받다가 자연스레 서로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생기게 되었어요. 그러다 K군이 여자친구와 무슨 음식을 먹었다, 어디 갔었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도 모르게 질투가 나서 저도 남자친구 얘기를 하다가 서로 싸우게 되버렸죠. 그 다음부터 K군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자꾸 여자친구 얘기를 꺼내고 이상한 장난을 치고 그러다보니 K군을 대하는게 힘들어지더라고요.

 

모든 연애가 그렇지만 만날수 없는 연애에 있어 대책없이 진지해지는것은 금물이다. 물론 9년동안 서로 연락을 주고 받다보니 마치 오래된 연인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겠지만 잊지말아야 할것은 Y양과 K군은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고 Y양과 K군이 느끼는 서로에 대한 호감이 전부 가짜라는것은 아니지만 앞서 내 소싯적 경험처럼 만나지 않고 나누는 호감과 만나고 나서의 호감은 엄연히 다르다는걸 Y양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또한 현재 둘 사이의 관계는 현실에 기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기괴한 상황들이 연출될 확률이 높다는걸 명심하자. 지금 Y양에게 K군과의 애매한 관계가 너무도 중요하고 신경이쓰이는건 알겠지만 지금 Y양이 하고 있는 연애는 놀이터에서 5살 꼬꼬마들이 바가지에 모래를 퍼놓고 "여보~ 밥다됐어요~ 식사하세요~"라며 소꿉놀이를 하는것과 비슷할수도 있다는걸 생각해보자.

 

연애를 하고 싶다면 일단 만나라, 만나지도 않고, 실제로 K군을 눈을 쳐다보며 대화 한번 하지도 못했으면서 K군의 여자친구 이야기에 흥분하는건 확실히 객관적으로 그리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지 않은가!? K양의 말처럼 이제 Y양은 언제든지 미국으로 찾아가 K군을 만날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가? 9년간의 묘한 연애의 종지부를 찍을겸 햄버거계의 갑이라는 인앤아웃버거도 맛볼겸 겸사겸사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보자. 아마도 Y양 인생에서 최고로 두근거리는 경험이 되지는 않을까? (돌아올때 인앤아웃버거 포장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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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남, 사랑을 공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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