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같던 곳에서 디스크 치료받고 놀라다!사이비종교같던 곳에서 디스크 치료받고 놀라다!

Posted at 2011. 10. 2. 13:48 | Posted in 바닐라로맨스의 일상


 손가락 꾸욱!

사이비종교같던 곳에서 디스크 치료받고 놀라다!


제가 2005년 겨울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가다 빙판에 제대로 넘어져 20대 초반의 나이에 디스크로 고생을 시작하였다. 간단한 물리치료부터 무중력감압치료라는 첨단 시술까지 받아봤지만 몇달 괜찮다가 또 몇달을 고생하며 눈물겹게 지금껏 버텨왔다;;;

 

올 추석 즈음에도 또다시 디스크 증상이 심해져서 걷는것이 불편할 정도가 되었다. 젊은 놈이 낑낑거리며 누워있는것이 안쓰러웠는지 고모가 같이 어디좀 가보자고 손을 끌고 일어나는게 아닌가? 이미 디스크 관련 치료는 수술을 빼고 모두 받아본상황... 그냥 팔자려니 또 좀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을뿐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

아악... 허리...ㅜ_ㅜ

 

디스크로 아파본사람은 안다. 이놈의 디스크가 얼마나 지독한지... 아무리 좋다는 치료를 받아도 잠깐 괜찮을뿐 조금만 지나도 또다시 재발하고 또 재발하고 정말... 고문이 따로없다..ㅜ_ㅜ


고모의 손에 이끌려 간곳은 대전역 앞의 모 빌딩... 당연히 병원에 가는줄 알았는데 빌딩 안내판에는 어떠한 병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눈에띈 글씨 '자극요법' ㅇㅇ? 자극요법???

 

"고모 여기 어디에요??"
"내가 말하면 니가 안간다고 할까봐 말안했어 하여간 조용히 따라와봐!"

 

고모를 따라들어간 곳은 10평이 남짓한 작은 사무실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무실... 그 비좁은 10평 내외의 대기실에는 50여명의 사람들이 빼곡히 누군가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다. ㅎㄷㄷ.... 뭐야 여긴..... 그 대기실에는 이렇다할 가구도 없고 쇼파몇개가 있을뿐 남루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대기실 한켠에 낡은 장식장이 있었는데 장식장안에는 ~장관을 시작으로 대통령표창까지 셀수없을 정도로 많은 표창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고모.... 여기 뭐에요...?"

"고모도 허리가 안좋아서 왔는데 치료못하는 곳이 없어! 그러니까 조용히 있어!"

 

불길한 예감을 안고 멍하니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10여평의 비좁은 공간에 몇몇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웅성웅성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글쎄! 내가 아는 사람은 여기와서 자극요법한번 받고 오십견이 한방에 나았데!"

"내가 아는 이는 평생 비염으로 고생하다 여기 두어번 왔다가 다 고치고 갔데~"

"어떤이는 풍도 고치고 갔다는데요?"

 

"아흙... 고모... 절 어디로 데리고 오신건가요...ㅜ_ㅜ"

여긴 어디..?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이곳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아니 아무리 달리생각해보려고해도 사이비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때 복도 끝에서 누군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기시작했고 그가 대기실내로 들어오자

빼곡히 들어서있던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마냥 갈라지며 그에게 글을 터주었다.

 

그는 50대로 보였으며 165정도의 키에 앞이 보이지 않는듯했고 그의 부인이 길을 인도해줬다.

그는 진료실에서 잠시 준비를 하고 50여명의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의 내용은 건강하게 사는법과 자신이 추구하는 자극요법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그가 말한 건강하게 사는법은 솔직히 너무 뻔한 내용이었다.

술마시지말고, 체중조절하고, 인스턴트 먹지말고...

아니...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단말인가?

그에대한 불신이 커져갈무렵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자극요법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자신은 절대 침을 시술하는 사람이 아니며 작은 침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어

좋은 호르몬을 분비시키게 하고 그 호르몬이 사람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설득력 있었보였지만 치료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범위가 너무 턱없이 넓었다.

 

비염, 아토피, 디스크, 치미예방, 중풍 등등...

거의 모든 질병을 치료할수 있다는 그의 말을 쉽게 납득할수가 없었다.

 

진료가 시작되었고 순번도 없이 오직 그의 부름만을 기다리며 정처없이 기다리기만 했다.

솔직히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뭔가 의심스러워도 너무 의심스러웠고

무엇보다 대기실의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무서웠다...

 

"서울에서온 바로씨"

"아... 네...ㅜ_ㅜ"

 

뭔가 생각에 잠겨있다보니 어느새 내차례가 돌아왔다.

속옷을 제외하고 홀딱 벗은후 진료실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오십견으로 고생하고 있다던 40대의 한 아저씨가 있었다.

누워있는  아저씨의 등에 마치 바늘로 손을 따듯이

등이며 다리며 배며 온몸 구석구석을 자극했다.

 

자극요법이 끝나고 그는 아저씨에게 명령했다.

"어깨를 돌려보세요"

 

헐... 뭔소린가 아까까지만해도 손들어올리기가 죽기보다 힘들다는 사람에게

침으로 몇번 따기만했는데 갑자기 어깨를 돌려보라니!?

 

"어... 어...!?"


 

정말 내눈의 의심했다. 방금까지만해도 손들어올리기도 힘들었던 사람이

갑자기 팔을 뱅글뱅글 돌리는것이 아닌가!!!???

솔직히 그순간 100% 사이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저 둘이 짜고 날 속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도안돼!



 

드디어 나의 차례 ㅡ_ㅜ

나이와 몇가지를 물어보며 나의 온몸을 침으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따꼼따꼼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속으로 지금 내가 잘하는 짓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나세요"

 

헐,,, 3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2분만에 진료가 끝났다니....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고

할머니댁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세상에나... 이게 무슨 진료야! 나도 이정돈 하겠다!"

뭔가 속은 느낌이 들면서 고액의 진료비가 너무도 아까웠고

젊은 사람이 멍청하게 속은것같아 화가 나기도 했다.

 

잠깐!

 

뭐지...?



 

내가 어떻게 진료실에서 걸어나와 아무렇지 않게 바지를 주워입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탄거지!?!?!?

디스크로 고통받아본사람은 안다. 디스크가 심하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힘들고

바지를 입기위헤 다리를 들어올리기도 너무 힘들다.

6년여간을 나를 괴롭혀온 디스크가 지극요법한방에 씻은 듯이 나아버린것이다!!! 


 

집에 돌아와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 내가 치료받았던 곳을 검색을 해보니

정말 알바가 아닐까 싶을정도의 극찬의 글들과

자신은 이런이런 질병을 치료했다는 간증들이 널려있었다.

자극요법을 받고 이제 1달이 지나가지만 아직까지도 허리의 통증이 없는걸 보면

내가 만났단 그는 정말 화타(중국의 전설적 명의)가 다시 태어난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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