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욕하고 싶은 당신에게

전남친을 욕하고 싶은 당신에게

'뚫린입이라고 XX리네 ㅋㅋㅋㅋㅋ 입장바꿔 생각해봐라 XX같은 XXX ~~~~~', 'X정'

- 김현주, 송태시깅

'[연애상담] 남친이 있는데 자꾸 전남친이 생각나요'에 달린 댓글들이다. 전남친이라는 세글자만 나오면 많은 사람들은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다. "헤어지고 연락을 하는건 다 성적인 이유다", "끝났는데 왜 연락을 해!", "니 여자친구가 전남친하고 연락을 했다고 생각해봐!" 등등 분노에 가득찬 반응들이 대다수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헤어졌으면 다시 만나봐야 똑같고, 성적인 경우가 많고, 빨리 정리를 해야하는 인연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재회관련 상담을 진행하며 내 생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헤어지기 전에는 이런저런 불만들을 늘어놓다가 헤어지자는 말을 들으면 자기가 다 잘못했고 뭐든 다 맞추겠다고 한다. 그러다가 재회가 되고 나서 조금 지나고 나면 "왜 저만 노력해야하나요!?"라며 갑자기 상대를 비난하다  결국 다시 헤어진다.  놀라운건 헤어지고 나서 이를 갈며 "내가 왜 저런X을 만났지!?"라고 말을 한다는 거다. 

물론 그럴만한 나름의 이유들이 있을거다. 상대와 연애를 하며 속앓이를 많이 했을 수도 있고 이런 저런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하는건 그 누구도 나에게 상대와 연애를 계속 해야한다고 강요한 사람은 없다는 거다. 

당신이 힘들어하면서 연애를 했다면 그건 상대가 당신을 이용해먹은게 아니라 힘들지만 상대를 놓지 못할만큼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의존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꼭 여자들만 전남친에 대해 치를 떠는건 아니다. 남자들도 전여친에 대해 치를 떠는 사람들이 많다. "걔는 정말 성격이 이상했다니까!?"라며 헤어진 여자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를갈며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으면 나는 이렇게 말해준다. "야, 됐어 그런말 하지마! 그런말 해봐야 누워서 침뱉기야. 끝까지 사랑해줄수는 없겠지만 헤어진 사람 욕하지말고 그냥 우리가 참 많이 안맞았다... 하고 말어"

또 연애를 하다보면 의도치않게 서로의 전연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되는 경우가 있다. 대개는 이때 자신의 전연애가 얼마나 불행했는지에 대해 열을 올리며 말을 하고 전연애에 비해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늘어놓게 된다. 

센스있는 남자라면 이때 "정말!?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정말 나쁜XX였네!"라고 해야겠지만 나는 눈치도 없이 이렇게 말을 한다. "나는 XX가 그동안 몇번의 연애를 하고 누구를 만나왔었든 그동안의 일들이 있었기에 지금 XX가 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해. 아픈 인연도 있었겠지만 너무 미워하지 말고 지난 추억으로 적당히 간직했으면 좋겠어"

사실 내가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헤어졌으면 마음껏 욕하고 비난하고,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듯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최대한 깨끗이 정리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전연인에대한 태도는 그 사람이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헤어진 모든 연인에 대해 아름다운 연애를 하고 예쁜 추억으로 기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누군가의 전연인이었고 지금 만나는 사람도 누군가의 전연인이었음을 생각해본다면 아프고 힘든 연애도 '유감'이라는 감정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77659

 

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355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