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나서 아플 수 밖에 없는 이유헤어지고 나서 아플 수 밖에 없는 이유

Posted at 2020. 2. 10. 21:16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헤어지고 나서 아플 수 밖에 없는 이유


마치 2002년 월드컵 시절을 연상케하는 술판이 매주 이곳 만선호프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나는 요즘 만선호프를 찾을때면 흥이 돋기보다는 슬픔이 앞선다. 


10여년전 이 곳에서 나는 뭘 좀 아는 남자였다. 막 퇴근한 여자친구를 데리고 동원집에서 감자국으로 배를 채우고 만선호프에서 생맥주와 노가리로 입가심을 하며 왜 만선호프 맥주가 맛이 있는지, 그리고 노가리가 어쩌다 맥주 안주가 되었는지에 대해 음식 칼럼니스트라도 된듯이 거드름을 피우며 이야길 했다.


그러면 그녀는 그런 나를 진심으로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내 이야길 들어줬고 나는 그녀 덕분에 이곳 만선호프에서 뭘 좀 아는 남자가 되었다. 10년전의 만선호프도, 그녀도 그땐 영원히 내것인줄 알았는데 둘다 이젠 남의 것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축제 분위기의 만선호프에서 맥주와 노가리를 앞에두고 슬픔을 느끼는건 내것을 남에게 빼았겼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슬픔을 느끼는건 10년전엔 영원히 내것일 줄 알았던 것들이 지금와 생각해보니 애초에 내것인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만선호프든 그녀든 둘다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 나를 위해 존재한적은 없었다. 단지 한때 내가 자주 그 옆에 있었던 적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 이별이 아프고 쓰린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가 아니다. 그동안 당연히 상대에게 나는 영원히 특별한 존재일거라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저 잠시 곁에 있었던 존재였다는 초라한 사실을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걸 머리로는 이해 못하면서도 몸으로 느끼는 거다. 그러니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고 숨을 쉬기가 어렵고 눈물만 나는거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호프집이든, 사람이든 나를 위해 영원히 변하지 않아주길 바라는건 지나친 욕심이고 불가능이다. 호프집이든, 사람이든 다들 자기만의 삶이 있으니 말이다. 결국 이별을 하고 아프고 힘이드는건 상대가 나를 위해 영원히 변하지 않아주길 바란 대책없는 나의 이기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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