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연애를 하며 행복해하는 순간남자가 연애를 하며 행복해하는 순간

Posted at 2019. 10. 23. 10:14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루저클리닉

남자가 연애를 하며 행복해하는 순간


내게 유치원시절은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지각과 결석이 전혀 없었던 시기다. 남들은 어머니와 떨어져 유치원가는걸 싫어했다는데 나는 항상 어머니보다 먼저 일어나 유치원갈 준비를 서둘렀다. 그런 내모습을 어머니는 성실함으로 기억하시겠지만 나는 성실해서가 아니라 누구보다 일찍 유치원에 가야할 이유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 이유는 '장난감통'이었다. 그 누구보다 먼저 유치원에 도착해서 장난감통을 선점하면 샛별반의 모든 친구들이 내 앞에서 줄을 길게 늘어서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에게 먼저 예쁜 인형을 건내고 나머지 친구들에게 장난감을 분배해줬다. 


물론 이에 불만을 품고 나보다 먼저 유치원에 오려고 시도를 하는 녀석들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왜냐면 나는 유치원 바로 옆에 살았으니 말이다. 하여간 나는 여러의미로 확실히 보통놈이 아니었던것 같다. 그 어린 나이에도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던걸 보면 말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장관이다. 모두가 탐내하는 장난감통을 선점하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에게 제일 좋은 장난감을 건내고 그 다음에 다른 친구들에게 장난감을 나눠줬으니 말이다. (근데... 그때 유치원 선생님은 뭘하신거지? 이런걸 그냥 둬도 되는건가?;;) 


그 어린 나이에도 친구들이 내게 "나 이거 주면 안돼?"하는 모습에 우쭐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를 먼저 챙기는 모습에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 된듯한 느낌을 받고 또 내가 배려?에 즐거워하는 그녀?를 보며 행복해했다.


남자에게 있어서 연애를 하며 행복을 느끼는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나로인해 행복해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아! 내가 능력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인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연애에 심드렁해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릴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장난감통을 먼저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한 미소를 볼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어른일땐 장난감통을 먼저 차지하는 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말이다. 


연애라는 측면에서 보면 어른이 된다는건 여러모로 큰 핸디캡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행복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포기해버리지는 말자, 연애의 핵심은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다. 어릴때처럼 뭔가를 독점하고 상대가 원하는대로 해줄 수는 없겠지만 다년간의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센스를 발휘해 본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한 미소를 다시 보는것이 불가능만은 아닐거다. 


예를들어 약속장소에 나타난 상대를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거나, 상대가 밤늦게 취했다고 했을때 졸린눈을 비비며 상대방의 눈앞에 나타나거나, 상대의 집앞에서 헤어질때 평소보다 한 10초쯤 더 오래 안아주는 것으로도 (좀 작긴해도...) 나름의 행복한 미소를 볼 수 있다. 좀 작아도 뭐 어떤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 인해 행복해하고 나도 그로 인해 행복을 느끼면 된것 아닐까?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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