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돈이 없어요... 계속 만나도 될까요남자친구가 돈이 없어요... 계속 만나도 될까요

Posted at 2019. 10. 21. 08:1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남자친구가 돈이 없어요... 계속 만나도 될까요


바로님 덕분에 남자친구랑 잘 화해하고 잘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 정말 바로님 말씀이 맞는것 같아요. 처음에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때는 다 내잘못같고 다시 만나기만 하면 뭐든 잘될것 같았는데... 막상 다시 만나게 되니까 다시 하나 둘 불만이 생기고 고민되네요...

남자친구가 원래 운동을 하다가 그만두고 아는분 밑에서 일을 하다보니 연봉이 많이 적어요... 그러다보니 데이트도 그렇고 맘편히 여행한번 갈 수 없는것도 답답하고요. 솔직히 결혼까지 생각을 하면 깜깜하고요... 주변에서는 사람만 좋으면 뭐하냐고 헤어지고 결혼할 사람을 만나라고 하는데... 헤어지는게 맞을까요...?

- Y양


강신주는 그의 저서 '다 상담'에서 사랑을 두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나머지는 다 조연이 되는 기적적인 감정이라고 말을 한다. 나 또한 그 말에 동의한다. 사실 객관적으로만 따지고 보면 운명도 아니고 별것 아닌 인연에 우리가 행복을 느끼고 분노와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연애를 시작하며 우리는 상대와 나를 주인공으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연으로 만들어 버리며 그 것에 깊게 빠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와 상대가 주인공이라는 감정을 유지하는데에는 여러모로 많은 소비가 발생한다는 거다. 연애 초반에야 포장마차에서 오돌뼈에 소주를 마셔도 로맨틱하고 특별한 기분이 들지만 연애가 길어지고 선택이 아닌 현실적인 문제로 포장마차 밖에 가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는 주인공에서 엑스트라로 추락하는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Y양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 "사람만 좋으면 됐지! 흔들리는거보니 사랑안하는거네!"라며 비꼬는 투로 이야길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그래! 나때는 말야!"라며 삶에 찌든 청춘들에게 훈계를 늘어 놓는 꼰대와 같다. 


Y양의 고민은 Y양이 속물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써 느끼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의 변화다. 다만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것 같은데... 감성과 이성이 따로놀다 보니 머리가 지끈거릴 뿐이다. 


이렇게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으로 머리가 지끈 거릴땐 질문을 조금 건조하게 바꿔보면 의외로 심플하게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많다. 지금 Y양은 남자친구와 계속 만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 '사랑'이라는 어마어마한? 감정의 관점에서 보니 머리가 아픈거다. 분명 남자친구가 좋은 사람이고 남자친구를 사랑하는건 맞지만 불편을 느끼는게 현실이고, 그렇다고 불편하다는 감정에 집중을 하자니 자신이 사랑을 배신하는 속물 같으니 그걸 인정할 수는 또 없는거다. 


이럴땐 '사랑'이라는 무거운 관점이 아니라 '취향'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취향이 고급지고 매니악한 사람들은 작은 것에서도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남들이 볼때 볼품없는 물건도 취향이 고급지고 매니악한 사람들은 공을 들여 천천히 한부분 한부분을 뜯어보고 음미한다. 그러다보니 일반 사람들이 지루해하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재미와 즐거움을 발견하고 그 대상을 반복해서 즐기면서도 매번 새로운 매력들을 찾아낸다. 


하지만 일반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공을 들이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느껴져야한다. 이전의 경험과 차이점이 확연해야 다름을 느낄 수 있고, 그러다보니 어떤 한 대상을 공들여 보는 것을 쉽게 지루해한다. 


만약 Y양이 평소 취향이 고급지고 매니악한면이 있다면 막연히 미래에 대한 걱정은 그만하고 그냥 연애에 집중해보자. 처음엔 남의 이목도 신경이 쓰이고, 막연한 걱정들이 Y양을 괴롭히겠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에이~ 뭐 어때~ 좀 불편하고 아끼며 살면 되지!"하는 생각이 들며 익숙해질 수 있다. 


하지만 Y양의 평소 취행이 일반적이라면 억지로 남자친구의 장점을 보려고 하고, 남자친구와의 데이트에서 불만을 느끼는 스스로를 비난하기보다 "쩝... 내 취향이 일반적이라... 쉽지가 않구나... 어쩔 수 없지..."라며 인정을 하고 웃으며 뒤로 물러나면 된다. 


만약 Y양이 일반적인 취향이지만 그래도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괴롭다면? 한번쯤 노력을 해볼 수는 있다. 모든 덕후들도 처음엔 다들 일반인이었으니 말이다. 다만 덕후가 되겠다며 비장한 각오로 억지로 노력을 하거나 큰 비용을 들이는건 오히려 금새 지쳐 포기하기 쉽다. 


이럴땐 강력히 노력해서 좋아해야겠다는 마음 보다는 "정말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인가?"라는 느낌으로 건조하게 상대를 바라보자. 장점은 장점대로 단점은 단점대로 바라보는 건조한 시선은 Y양에게 객관적인 정보들을 제공할 것이고, 그것에 흥미를 느끼게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다 말려도 Y양도 모르게 빠지게 될 것이고,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흥미를 잃어가게 될거다.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77659

 

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3559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