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관계에서 만남과 이별의 반복애매한 관계에서 만남과 이별의 반복

Posted at 2019. 4. 9. 07:12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애매한 관계에서 만남과 이별의 반복


1년 전부터 거래처 여직원과 연애 비슷한것을 하고 있는 남자입니다. 연애 비슷한 것이라고 말을 하는건 제가 고백을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거든요. 말로는 거래처직원이라 불편하다,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됐다 등의 말들로 돌려말했지만 외적인 이유도 좀 있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저는 자존심도 상하고 짜증도 났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컸고 연인인듯 연인이 아닌듯한 관계를 계속해갔어요. 

1년을 만나며 시도 때도 없이 그만 만나자는 이야길 들었어요. 그때마다 저는 알았다고 했고 그러다 그녀가 울며 힘들다고 하면 다시 연애 비슷한 관계로 돌아갔고요. 그러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짜증을 심하게 내더니 또 그만하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너무 화가나서 대체 몇번째냐고 쏘아붙였더니 더 흥분하며 심한말을 하고 그렇게 끝이 났어요.

쓰린 이야기로 끝났지만 그래도 또 재회를 바라게 되네요... 일단은 조금 기다려보고 연락을 해볼까 생각중이네요. 저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참고로 비용적인 부분은 서로 비슷하게 지출했습니다.) 

- P군


P군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거래처 여직원을 어장관리하는 나쁜 여자로, 그리고 P군을 바보같은 순정남으로 이야길 하겠지만 나는 좀 다른 시각이다. P군과 거래처 여직원의 관계는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애매한 관계를 맺고 있는것일 뿐이다. 문제가 있다면 이 애매한 관계에서 좀 더 발전을 하기가 어려운 관계라는 점이다. 


3자가 보기엔 거래처 여직원이 P군을 이용하는것처럼 보이겠지만 막상 만나서 말을 들어보면 자기도 잘해보고 싶다고 이야길 한다. 자신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사람도 없고 좋은 사람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해보고 싶은데 마음이 잘 안간다며 죄책감도 느끼며 힘들어한다. 


또한 P군을 바보같은 순정남으로 동정할 이유도 없다. P군도 말했지만 상대가 P군을 이용해서 어떤 일방적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에게 호감을 이끌어 내야하는건 P군의 과제이니 말이다. 확실히 P군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여 쉽게 짜증을 내는 부분이 있긴 하나 분명 서로 관계가 좋을때도 있을 것이고 P군 입장에선 그 때의 기억이 더없이 달콤할테니 말이다.


현실적으로 이 관계는 별 노력은 하지 않아도 유지는 되겠지만 발전은 힘든 관계다. P군이 따로 먼저 연락을 하고 상대에게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이전에도 그랬듯 힘들다며 연락이 올 확률이 높고, 잠깐 좋았다가 또다시 비슷한 트러블을 겪으며 멀어질 확률이 높다.  


어쩌면 "어차피 똑같을거 뭐하러 더 만나 끝내!"라고 조언을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식이면 또 배고파질거 뭐하러 밥을 먹으며, 지금까지 두어번 연애를 해봤지만 결혼을 못했다면 뭐하러 또 다른 사람을 만나나? 또 헤어질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분명 상황은 좋지 않다. P군과 거래처 여직원과의 관계 자체가 뭔가 매력에 의한 끌림이라기 보다는 피난처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P군이 헌신적으로 노력한다고 그녀가 감동을 하고 끌리는건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P군이 헌신적으로 상대에게 맞춰주려할 수록 상대 입장에선 P군의 마음의 크기와 자신의 마음의 크기를 비교하며 죄책감을 느끼고 억지로 좋아하려 노력하다 혼자 지쳐 트러블을 일으키기가 더 쉽다. 


P군이 해야하는건 피난처 역할을 하되 의식적으로는 동등한 위치에서 친밀감을 쌓는 것이지,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발벗고 나서서 상대의 모든 상처를 떠안고 어루만져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것이 아니다. 


그러니 P군아, 괜히 혼자 슬픈 멜로영화의 주인공에 빙의하며 우울해하지말자. 억지로 상대의 부정적 감정들을 P군이 나서서 받아줄 필요 없다. 부정적인 감정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말동무를 해주며 동등한 위치에서 친밀감을 쌓는 과정에서 P군도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보자. 


혹시 그런 P군에게 누가 "왜 그렇게 바보같이 살아!"라며 속긁는 소리를 한다면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의 명언을 건내주자 "(니가) 데리고 살든가 그럼!"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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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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