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상처를 받은걸까?우리는 정말 상처를 받은걸까?

Posted at 2019. 3. 1. 09:01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우리는 정말 상처를 받은걸까?


K양

바로님께서는 하시는 말은 맞는 말이긴 하지만 뭔가 너무 쉽게 말씀하시는 경향이 있는것 같아요. 연애를 하다보면 상대에게 상처를 받고 자연히 그 상처때문에 아파하고 화가 날 수 있는건데 화를 낼 필요가 없는거라니... 바로님께서는 너무 감정이 메마르신건 아닌가요? 


바닐라로맨스

정말 많이 듣는 얘기네요... 뭐... 아주 동의하지 않는건 아니에요. 확실히 어렸을때보다는 덜 감정적이죠. 하지만 저는 이게 감정이 메말랐다기 보다는 무엇이 중요한지 바라보는 관점이 좀 달라진것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땐 할머니께서 살색 내복을 입으라고 했다고 세상이 무너지듯이 엉엉 울었고, 고등학교땐 첫키스를 했던 여자친구에겐 제가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에 괴로워했고, 대학교땐 여자친구가 과연 군대를 기다려 줄 수 있을까에 대해 몇날 며칠을 술을 퍼마시며 고민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러지 않을 뿐이죠. 


K양

연애를 하며 상대에게 받는 상처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화를 살색 내복에 비유를 하시다니, 정말 실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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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K양의 연애고민이 별것 아니라는 말이 아니에요. 감정이 메말랐다는 말에 대해 해명을 하며 감정이 메마른게 아니라 관점이 변한것이라는 말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나저나 K양은 연애를 하며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셨는데 어떤 상처를 받았나요?


K양

처음에도 이야기 했지만 처음에는 하늘의 별도 따다줄것처럼 잘해주다가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상처를 받아요. 나를 사랑해주던 사람이 조금씩 애정표현도 줄어들고, 연락도 줄어드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한다는게 얼마나 상처받는 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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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변해가는 모습에 상처받는다고 말씀해주시기 보다 변해가는 모습이 K양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영향을 끼쳤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혹시 남자친구가 시간이 지나며 K양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던가요? 아니면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했나요? 설마... 남자친구가 K양에게 사기라도 쳤나요!?


K양

지금 저를 놀리시는건가요? 당연히 그런건 아니죠! 만약 그랬으면 당장 헤어졌겠죠. 꼭 그렇게 직접적인 피해가 있어야만 상처인가요? 사랑하는 사람이 변하면서 예전처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것도 아픔이고 상처죠!


바닐라로맨스

당연히 K양을 놀리는건 아니에요. 우리는 지금 상처에 대해 이야길 나누고 있으니 정확히 K양이 연애를 통해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 거죠. 그러면 다른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사랑해주던 사람이 이 변해서 예전처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게 K양에게 아픔이고 상처라는 거죠? 


그렇다면 상대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기 보다는 인정의 욕구가 K양이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아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는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요?


K양

네? 무슨 말이죠?


바닐라로맨스

상처의 사전적의미는 '몸을 다쳐서 부상을 입은 자리'와 '피해를 입은 흔적'이거든요. 하지만 단지 남자친구가 예전만큼 사랑해주지 않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흔적이 남을 만큼의 피해를 받았다고 표현하는건 조금 과한 표현이 아닐까요? 


K양

또 말장난 하시는건가요? 확실히 흔적이 남을 만큼 피해를 받았다고는 말할 수 없겠죠. 하지만 결국 크기의 차이 아닌가요? 흔적이 남을 만큼 피해를 받은건 아니지만 남자친구의 변화헤 아픔을 느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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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같겠지만 그 차이는 틀린것과 다른것의 차이만큼 커요. 상대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상대에게 탓을 하게 되고 상대를 미워하기 쉽죠. 하지만 나의 인정의 욕구가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못해서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을 한다면 상대를 탓할 필요도 없고 미워하는 마음이 들지도 않겠죠. 그리고 어떻게 이 것을 채울까?를 고민하며 스스로 이것을 채울 수도 있을 것이고요. 


많은 연애 트러블 케이스들을 지켜보며 느낀건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그때문에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트러블이 발생해서 이별하게 되는 경우는 없다는 거예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상대에게 상처를 받아서가 아니라 인정의 욕구가 원하는 만큼 충족되지 못한 것을 상처라고 규정지은 다음 상대를 비난하고 탓하면서 논쟁이 발생하는거죠. 진짜 상처는 상대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감정적인 논쟁을 하며 서로 헐뜯으며 발생하는 것이고요. 


상대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느낀다면 막연히 상대를 탓하고 미워하며 자기연민으로 빠지기 보다 스스로 "내가 지금 남자친구에게 피해를 받은게 맞을까?"라며 한번 찬찬히 따져보면 어떨까요? 막연히 "너무 아프고 힘들다고!"가 아닌 정확히 어떤 피해를 받았는지 따지다 보면 "음... 뭐... 딱히... 남자친구가 나한테 피해를 준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남자친구를 미워하지 않을 수도 있고 미워하지 않으면 화를 내지 않고 대화할 수 있고요!!!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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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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