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남자친구와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

헤어지고 남자친구와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친구와 성격차이와 여자문제로 결국 헤어지게 되었어요. 솔직히 처음부터 나쁜남자인것도 알았고 정말 망나니같은 남자였지만 그래도... 내밀한 정서적인 교감이 많았었어요... 미련은 없어요, 사귀면서도 결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 정말 많이 힘들었었거든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헤어지면서 친구로 지내자고 하더라고요. 사실 서로 속궁합도 잘 안맞아서 관계도 별로 없었고 그러니 관계없이 친구로 지내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조만간 둘이 여행을 가자는데... 솔직히 심심하기도 하고 갈까 생각도 해봤어요.

아직 서로 만나는 사람도 없으니 친구로 지내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친구들은 헤어지고 무슨 친구냐며 저만 상처받을거라고 하지말라고 하네요. 저도 괜히 친구로 지낸다고 했다가 그나마 있었던 좋은 추억들마저도 더럽혀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K양

K양아 올해가 2018년이라는걸 알고는 있나? 심지어 2018년도 거의 다 끝나간다! 그런데 "헤어지고 남자친구와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요?"라니... 뭐가 문제가 있나? 친구들이 뭐라하든 K양이 남자친구의 제안에 끌렸다면 친구로 지내면 되는거다. 

다만, K양이 남자친구와 친구로 지내기로 하고 여행을 떠나기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고민을 해보자 K양이 선택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지낸다는건 친구로만 평생 남는다는 계약이 아닌 일단 친구가 되는 것이며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는 관계다. 그런데 망나니 같고 절대 결혼은 안된다고 생각하는 남자와 "그냥 친구로만 남을거야! 연인은 절대 안돼!"라며 친구가 되겠다는건 좀... 

그리고 K양이 원하는것이 남자친구와 친구로 남아 정서적인 교류를 하는 것이라면 K양의 다른 남사친에 적용되는 선이 전남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K양이 원래 남사친들과 둘이서 우정여행을 자주 떠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남사친과는 여행을 가본적도 없으면서 전남친과는 친구라며 여행을 떠난다면 그건 친구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K양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K양의 마음이며 그 누구도 K양의 선택에 간섭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의 선택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정확하게 알고 선택을 해야하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 K양이 남자친구와 친구로 지내겠다는 선택은 진짜 좋은 친구로 서로에게 선을 지키며 정서적 교류를 하고자 함이 아니라 경계가 모호한 관계로 지내며 상대에게 의존적인 관계를 갖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말이다.  

물론 그러면 안되는건 아니다. K양이 원한다면 "지금은 내가 자립할 힘이 없어... 그러니 당분간은 그냥 좀 질척이는 관계라도 여기에 좀 더 머물래!"라고 선택을 하면 된다. 다만 뻔히 아닌걸 알면서 "친구로 지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합리화를 했다가 나중에 생각과 다른 관계로 진행되는것에 놀라고 상처받지는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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