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뒤늦게 소중함을 느끼는걸까?우리는 정말 뒤늦게 소중함을 느끼는걸까?

Posted at 2018. 6. 30. 09:11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우리는 정말 뒤늦게 소중함을 느끼는걸까?

기억이라는 건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내가 그 초원에 몸을 두고 있었을 때, 나는 그런 풍경에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특별히 인상적인 풍경이라는 느낌도 없었고, 더구나 18년 후까지 그 풍경을 구석구석까지 선명하게 기억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때 나에겐 풍경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던 것이다.

- 상실의 시대 p.15 무라카미 하루키  


이별통보를 받은 사람들은 "아... 이제야 그의 소중함을 알것같아!"라고 이야길 한다. 그땐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헤어지고 보니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내게 정말 소중했던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다.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함께하니 소중함을 잘 몰랐던 것이고 헤어지고 나서야 그 사람이 곁에 없어지고 나서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 8년동안 이별이 너무 힘들다는 사람들과 재회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느끼게 된건 연인이란 존재가 소중한것은 맞지만 이별후 느끼는 고통만큼 소중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별후 연인의 소중함을 알게되었다는 사람들은 말한다. "그때 내가 조금더 참았어야 했고, 조금더 상대를 이해했었어야 했어요..." 그런데 막상 가만히 따져보면 이미 이전에 그와 비슷한 이유로 이별을 한적이 있었고 그때도 비슷한 후회를 하고 앞으론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굳게 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렇게 바라던 재회를 하고도 얼마지나지 않아 상대를 비난하며 헤어지거나 이 관계는 불공평하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니... 이제야 소중함을 알았다며... 그런데 왜그래...)


헤어지고 나서 상대에게 못해준것, 그리고 상대가 나에게 잘해준것들이 떠오르는것은 상대가 내게 너무 소중해서 혹은 그사람이 없으면 안될것 같아서라기 보다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기에 신경을 풀가동해가며 그때를 반추해보는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정말 사랑해서 뒤늦게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든 아니면 단지 지난 일에 대한 미련이든 이별을 맞이했다는건 분명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다만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이제야 소중함을 알았어!!!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이라며 상대에게 감정을 쏟아내기 보다는 "그땐 참 좋았는데 말이지" 정도로 담담히 이별을 수용하고, 그 상황에서 상대와 어떤 관계를 가져갈지를 차분히 선택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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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재회지침서 '다시 유혹 하라'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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