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줬는데 왜 헤어지자는걸까?잘해줬는데 왜 헤어지자는걸까?

Posted at 2018. 6. 14. 09:10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잘해줬는데 왜 헤어지자는걸까?

남자친구는 음악을 하겠다며 일을 그만뒀었어요. 그래서 제가 좀 더 데이트비용도 더 많이 부담했고, 같이 음악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겠다며 장거리 연애가 되었어도 별말 하지 않았고요. 연락이 뜸해져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어도 별말 안했어요. 그러다 제가 터졌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내가 힘들때 공감하나 제대로 해줄수 없는거냐고, 대체 너에게 난 뭐냐고요. 

그러자 남자친구는 되려 화를내며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자기도 너무 힘들다고 자기도 자기가 잘 못해주는거 알고 있는데 이 이상은 자기도 힘들다고 차라리 자기보다 좋은 남자만나라며 헤어지자고 했어요. (생략) 일단 헤어진 상태인데... 남자친구에게 제가 먼저 연락하면 남자친구는 더 싫어할까요...?

- K양



아마 K양의 주위에서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 펄쩍 뛸거다. 데이트비용도 거의 다내, 연락 줄어들어도 별말 안해, 데이트도 잘 못해도 암말 안했는데 고작 공감좀 해달라고 한것 가지고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화를 내고 헤어지자고 말을 하다니!!! 이런 배응망덕한!!!! 이라며 K양에게 당장 헤어지고 마음정리하라고 할거다.


K양 입장도 마찬가지다. 자기 딴에는 남자친구에게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이해하고 넘어가줬는데 어쩌다 터진 불만에 다짜고짜 헤어지자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K양은 비참한 기분이 들었을거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연애는 하트시그널이 아니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간파하고, 상대를 위해 노력하면 달콤한 사랑이 마구마구 샘솟는게 아니다. 연애도 어디까지나 여러 비용이 소모되는 행위다. 함께 무엇인가를 할만한 돈과 시간과 에너지가 어느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특히나 남자에게 연애는 휴식이 아닌 부담스러운 업무가 될 수 밖에 없다. 


남자친구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보자. 각오를 하고 일을 그만 둔것이겠지만 목을 조여오는 생활고와 자신의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일들 게다가 K양이 데이트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는것은 고마움보다 미안함 그리고 창피함이 더 크지는 않았을까? 남자친구라고 K양과 마음편히 수다떨고 데이트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까? 


아마 속으론 "아... 이번주에 K양봐야하는데... 그런데... 연습을 빼는게..."라며 머리를 쥐어뜯고, K양이 이런저런 고민을 토로하면 그것에 공감해주기보다 문득 머릿속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교를 하며 "고작 그게 고민거리야...?"라는 생각이 드는 자기 자신이 한심하고 비참했을거다.


남자친구가 K양에게 헤에지자고 한것은 K양이 좀 더 자기 자신에게 맞춰주지 못한것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K양이 잘해주는 것에 1/10도 해줄 수 없는 자기 자신을 자꾸 마주해야하는 비참함때문이다. 


K양이 남자친구를 진짜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와의 관계를 조금 더 이어가고 싶다면 남자친구를 이해하고 맞춰주며 억지로 연락을 참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기 보다 남자친구를 향한 관심과 노력을 K양 자신에게 돌려라. 지금 남자친구의 입장에서 K양의 관심과 노력은 고마움이 아닌 무거운 부담감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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