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되니까 연애가 너무 어려워요30대가 되니까 연애가 너무 어려워요

Posted at 2016. 2. 12. 13:49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루저클리닉

30대가 되니까 연애가 너무 어려워요

뭐든 조급해지만 실수를 연발하고 또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마련이다. 마냥 태평한것도 문제겠지만 "이러다 나 더이상 연애도 못하는거 아냐!?"라며 머리에 띠를 두르고 손에 돋보기를 들고 반쪽을 찾아다니지 마라. 그냥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듯 곧 올 봄날, 산에 올라 봄꽃들을 바라보듯 내 갈길을 가며 무심한듯 세심하게 바라보고 걷다보면 어느새 연애 그리고 결혼이라는 곳에 도착해 있을테니 말이다.

 

 

20대 때엔 안그랬는데... 30대가 되니까...

20대 때에는 마음이 없어도 저를 좋아해주는 남자들을 만나다보니 마음고생 하지 않고 알콩달콩한 평탄한 연애를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것 저에게도 30살이 찾아왔고 갑자기 연애가 어려워진 기분이에요. 최근엔 소개팅에서도 마음에 드는 분을 두분씩이나 놓치기도 하고... 초반에 제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던 분과 연애를 시작했었는데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제게 질려하며 떠나네요.

 

20대 때와는 달리 30대가 들어서서 갑자기 어려워지는 남자들을 보며 많은 여자들은 깜짝 놀라고 혹시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고민을 한다. 역시나... 여자는 크리스마스 케익 이라서 그러는걸까? 남자들은 30 넘은 여자들의 가치를 낮게 보는 뭐 그런거!?

 

남자들이 30대의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따지기 전에 스스로 연애관에 대해 생각해보자. "어떤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라고 물으면 많은 여자들이 "착하고 성실한 평범한 남자요"라고 말을 하는데 막상 내 주변에 착하고 성실하고 평범한 남자들을 이야기하면 "이분은 제 스타일이...", "직업이 좀...", "너무 무뚝뚝하신것 같은데..."라는 이야기를 한다.

 

"뭐이리 눈이 높아!"라고 말하는게 아니다. 어릴땐 삘에 꽂히면 그만이었다면 이제는 안정적인 연애 그리고 결혼을 생각하다보니 예전에는 없었던 낙제과목들이 생길수밖에! "많이 바라는건 아니지만 최저 이정도는 해줘야..." 하는 포인트들이 생기다 보니 예전에 비해 남자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갈수있는 남자들이 줄어들고 그 좁은 인력풀에서 본인 만큼이나 매력있는 여자들과 경쟁을 하려다 보니 취업관문만큼이나 비좁고 치열할수밖에...

 

이에 비해 여자들의 남자 카테고리에 들어가있는 남자들은 (남자라도 전부 여자들의 '남자'카테고리에 들어가있는건 아니다.) 자기보다 못해도 괜찮고, 어느 부분은 아예 별로도 괜찮다는 식으로 여전히 삘꽂히면 된다는 식이다 보니... 여자쪽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상황에 놓이는게 당연한일

 

"그러니 눈을 낮춰라!", "30대 여자는 경쟁력이 없다!" 따위의 얘기가 아니다. 취업이 어렵고 직장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보니 공무원 경쟁률이 하늘을 찌르듯 치솟은것처럼, 30대인 당신의 연애가 어려운건 당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상황이 그럴 뿐이라는거다. 굳이 자책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에이C 그냥 뭣모르던 어릴때 후딱 한번 갔다 올걸그랬나?"정도면 될 일이다.

 

 

곰같은 남자는 매력을 못느끼겠는걸요...

아는 언니는 제가 너무 순진하고 곰 같아서 저처럼 착한 곰같은 남자를 만나야한다는데 이젠 곰같이 착한 남자는 매력이 없어 보여요. 솔직히 외모도 마음에 들지 않고요...

 

다들 30대 여자에게 너무나 쉽게 눈을 낮추라고 말을 하는데 대체 그런 사람들은 연애 그리고 사랑을 뭐라고 생각하는걸까? 느낌적인 느낌이 오지 않는데 어떻게 만나고 연애를 하란 말야? 본인은 그래서 본인 수준에 맞는 사람이 이상형인가?

 

30대라고 눈을 억지로 낮출필요 없다. 다만 '남자'라는 카테고리 옆에 '좋은 지인'정도의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 보는것쯤은 괜찮지 않을까? 상대가 '남자'카테고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너무 매정하게 '소개팅했던 남자' 혹은 '남'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두기 보다 '좋은 지인'카테고리에 넣어두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보는거다.

 

서로 연인의 감정은 아니더라도 서로 소개팅을 또 주선해주기도 하고, 가끔 만나서 커피도 한잔하고, 우정 초콜릿도 주고 받는 그런 좋은 지인말이다. 생각해보면 대학때는 남자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는 오빠나 친한 선배도 많았는데 사회에 나와 전투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이성지인이라고는 맨날 갈구는 회사 선임이나 말안듣는 후임밖에 없지 않던가?

 

소개팅을 했었던 사이면 또 어떻고, 아주 잠깐 썸을 탔던 사이면 어떤가? 예전에는 단지 학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도 둘이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했으면서! 옷깃이 스친것도 인연이라는데 어쨌든 서로 이름과 전화번호를 주고받았으면 좋은 지인으로 지내기에는 차고 넘칠만한 인연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좋은 향을 참 좋아하는데, (하긴... 좋은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기분이 꿀꿀할땐 딱히 외출할 일이 없어도 향수를 뿌린다던가, X브리즈를 벽지에 막 뿌린다던가 한다. 그러다 얼마전 여자친구에게 소이캔들을 선물 받아서 써봤는데 솔직히 영~ 내 타입이 아니었다. 가까이 코를 갖다 대면 내가 좋아하는 베이비파우더향이 확! 나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도 하나도 향이 느껴지지 않는게 아닌가?

 

"쳇! 향이 화끈하지 못하구만!"하고 소이캔들을 켜두고 침대에 누워 에쿠니 가오리의 '웨하스의자'를 읽고 있었다. 그러다 슬쩍 잠이오기에 나가서 커피를 한잔 타왔는데 방문을 여는순간 내 방에서 막 아기가 목욕을 하고 베이비파우더를 뿌린듯 베이비파우더 향이 훅! 하고 쏟아져 나오는게 아닌가?

 

느낌적인 느낌이 없는 좋은 남자는 소이캔들 같다. 막상 처음 보면 별 느낌이 없고 "괜찮긴 한데 느낌이 없어"지만 신경을 쓰지 않고 좋은 지인으로 지내다 보면 어느순간 (예를들면... 회사 끝나고 심심해서 둘이 치맥을 하고 있을때?) 남자향이 훅! 하고 쏟아져 들어올때가 생긴다.

 

가만 생각해보면 20대때 몇번은 그런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기도 했을거다. "이 사람은 내가 바라던 인연이 아냐!"라며 도자기 장인마냥 관계를 깨뜨리지 말고, "흠... 내가 원하던 색은 아니지만 이번에 담근 인삼주를 담아두기엔 괜찮겠는걸?"하며 곁에 두어보자. 혹시 아나? 나중에 인삼주를 마시다가 "앗! 가만보니 내가 그토록 찾던!?"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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