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싸움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걱정된다면잦은 싸움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Posted at 2015. 6. 12. 07:01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잦은 싸움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내가 J양의 사연에 대해 이야길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럼 여자는 맨날 참고 살라는거냐?"라는 댓글들이 달릴까봐 미리 말하자면 J양은 충분히 할만큼 했다. 어디까지나 지금부터의 조언은 본인의 선택사항일 뿐이다. 이쯤에서 포기하고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 관계를 조금더 유지하고 싶다면 답답하겠지만 내 조언에 따라보자.

 

 

지나친 디테일함은 괜한 트러블을 일으킨다.

얼마전 오빠가 회사 사람들하고 회식 후에 노래방갔다가 여자를 불러서 놀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 일로 한바탕 큰 싸움을 했고 오빠는 그 이후로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 거라고 하면서 인증도 철저히 해주고 그랬어요. 저는 그래도 그 회사에 다니는게 탐탁치 않아서 회사를 옮겼으면 좋겠다고 했고 오빠도 알았다고 했죠.

그런다 제가 언제 그만두냐고 물어보니까 다른데 일이 구해지면 바로 그만 둘거라고 했고, 저는 만약 안구해지면? 했더니 그러면 좀 더 있어야지 않을까? 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응? 그냥 계속 다닐수도 있다는 거야? 했죠. 그때부터 점점 서로 말이 날카로워지더니 결국 또 싸우게 되었어요.

 

아... 해줄 말이 너무 많다. 일단 예전에 비슷한 사례를 많이 다뤘으니 몇가지는 그냥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남자친구의 부정을 발견했을 때에는 화를 내기보다 단호함을 보여주며 남자친구가 실수를 만회할수 있는 기회를 주되 불필요하게 논쟁을 하지 않는것이 좋다. 그래야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올수 있고 남자친구 스스로가 자신의 실수를 반성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글을 확인해보자.

 

J양은 지금 왜 별것도 아닌일로 크게 싸우게 되는지 모르는 눈치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남자친구의 회식 사건 이후로 J양의 말처럼 남자친구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시도때도 없이 인증을 하고, 영상통화를 하며 J양에게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을 했다. 이뿐인가? 심지어 회사까지 옮기겠다고 했다. 그런데 J양의 반응은? "응? 그냥 계속 다닐수도 있다는 거야?"였다는 거다. 쉽게 말해 J양의 남자친구는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 J양은 계속 그날의 일로 의심하고 압박하는것에 지치면서 짜증이 나는거다.

 

여기서 "남자친구가 먼저 신뢰를 깨는 행동을 했으니까!"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면 차라리 이별을 해라. 남자친구의 말대로 믿어준다고 했으면 J양도 믿어줘야하는거다. 깨진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잘못한 사람 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사람도 함께 노력을 해야한다. "니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신뢰할때까지 니가 다 노력해!" 라고 말하는건 상대방을 고문하겠다는거다. 도저히 노력할수 없다면 차라리 욕을하고 헤어져라. 그편이 차라리 깔끔하다.

 

별것도 아닌 일로 큰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J양이나 남자친구나 쓸데없이 디테일하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이왕 회사를 옮기기로 했으면 "최대한 빨리 옮기려고 노력중이에요!"하면 될것을 혹시나 안될수도 있는 예외의 상황에대해 설명을 하며 J양으로 하여금 말만 옮긴다고 하고 실제로는 옮길 마음이 없는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또한 J양은 그냥 "그래두! 최대한 빨리 옮길거죠~? 내사랑?"하면서 슬쩍 지나가면 될일을 예외의 상황에 대해서도 확실한 대답을 듣고자 캐묻기 시작하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아직도 날 의심하는건가?"라는 느낌에 기분이 상한거다. 기분 좋지 않은 이야기는 굳이 디테일하게 따지고 들어가지말자.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꾸만 압박을 받는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하면서 괜한 감정싸움을 하게 하니 말이다.

 

 

확실히 정리하는것보다 분위기가 안나빠지는게 더 중요하다.

오빠는 두번다시 그런일 없을거고 빨리 옮길거니까 그런얘기를 하지 말라하고 저는 꼭 그런이유만은 아니라고 말했어요. 오빠가 알았다면서 지금은 바쁘니까 이따가 얘길 하자했고 저는 제 마음을 확실히 전달해야할것 같아서 제 마음에 대해 장문의 카톡을 남겼죠. 이제 좀 정리 되나 싶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서 싸움이 커지더라고요.

 

J양의 카톡 대화내용을 보내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진짜 보살이다... 진짜가 나타났다!" J양이 보기엔 남자친구가 괜한 일에 화를 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가 볼땐 J양이나 남자친구나 진짜 보살급의 마인드를 가진것 같다. 남자친구가 이렇게 저렇게 정리해서 일단 수습을하려고 하면 J양은 보다 확실히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정리되가고 있던 대화를 다시 하나하나 꼼꼼하가 되짚고, 남자친구는 다시 수습을 하려하고 또 J양이....

 

얼마전 사무실에 중요한 손님이 갑자기 들이 닥쳤다. 당황한 나는 어수선한 사무실을 빨리 정리하기 위해 일단 보이지 않는곳에 잡동사니들를 쑤셔넣었다. 그런데 일을 도와주는 친구는 자꾸 내가 쑤셔넣은 것들을 꺼내서 하나하나 가지런히 정리를 하는게 아닌가!? 아니... 정리를 할거면 평소에 하던가... 곧 중요한 손님이 들이닥치는데 꼭 지금 정리를 해야했을까?

 

지금 J양의 행동은 딱 그 친구와 같다. 뭐든 정리를 잘 해놓는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꼭 그때 정리를 해야했을까? J양이 내게 보내준 대화내용을 다시한번 읽어보자. 단순히 "난 화를 안내고 차분하게 말을 했는데 왜 남자친구는 화를 낼까!?"라고 할게 아니라 이유야 어쨌든 상황이 악화되어가고 있는데 J양의 행동은 어땠는가? 상황을 수습하려 했나? 아니면 어떻게든 J양이 속시원할때까지 이야기를 했는가? 그리고 어떤 행동이 그때 옳은 선택이었을까?

 

서로 오해없이 대화를 나누는것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분위기가 극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오해가 많아도 분위기가 필요이상으로 가열되고 있다면 일단은 그만하는게 맞다. 그리고 다음에 만났을때 볼에 기습뽀뽀를 하며 남자친구가 어맛? 하고 기분 좋아졌을때 슬쩍 이야기를 꺼내 정리를 하자.

 

 

때로는 신경을 쓰지 않는것이 더 도움이 될때가 있다.

이렇게 잦은 다툼을 하다보니 이러다 헤어지는건 아닌지 고민이 되요. 뭔가 오빠가 시들시들해하는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보고 싶다는 말도 안하고... 자주 짜증도 내고... 객관적으로 보시기에 저희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또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J양 커플의 가장큰 문제는 디테일이다. 사랑이 충만할때에는 서로의 단점도 웃으며 지나갔지만 남자친구의 행동으로 신뢰가 깨지고 난 이후에는 J양이나 남자친구나 작은일에도 꼼꼼하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다보니 그냥 지나갈 일도 쓸데없이 큰 싸움으로 번지고 서로에 대한 실망과 오해가 쌓여가고 있다.

 

J양이 할일은 하나다. 관심을 꺼라. 남자친구의 행동에 온 신경을 쓰면서 상황을 개선하려고 하지마라. 오히려 지금은 J양의 그러한 노력이 더 독이 된다. 지금 J양 커플의 관계에는 여드름이 난거다. 가만히 두면 자연히 가라앉을것을 억지로 짜려고 만지고 누르고 쪼물딱거리니까 벌게지고 흉해지는거다.

 

관계를 회복하려고 애써 노력하지말고 차라리 J양이 바쁘게 일을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을 해봐라. 하루에도 몇번씩 디테일한 지적으로 노이로제가 걸린 남자친구는 갑자기 무신경한 J양의 행동에 오히려 무슨일이 있나 싶어서 먼저 J양에게 말을 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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