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쁜남자에게 속는 이유당신이 나쁜남자에게 속는 이유

Posted at 2018.06.08 09:1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분석실

당신이 나쁜남자에게 속는 이유

지난주 동네 마실을 다니다가 커다란 평양냉면 현수막을 발견했다. "아니... 평양냉면 불모지인 우리동네에 드디어... 평양냉면이!?" 감격한 나는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분명 커다란 현수막엔 평양냉면이라 쓰여 있었지만 정작 간판은 24시간 고깃집이다. 주문을 해놓고도 뭔가 불안하다... 안경을 쓰지 않아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가격이 만원대가 아닌 0이 세개밖에 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냉면을 먹는건 오직 나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돼지갈비를 먹고 있는게 아닌가?



잠시후... 정성스레 흰자와 노른자를 나눠 만든 계란고명, 수박껍질을 설탕에 절인듯한 독특한 고명, 그리고 반쪽짜리 계란이 두개씩이나 올라가 있는 살어름이 동등뜬 냉면이 나왔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에 가슴을 졸이며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들었다. "아... @#$@#% 평양냉면 아니잖아!!!!"


설마 설마 했지만 이건 절대로 평양냉면이 아니었다. 일단 면부터 메밀면도 아니었으며, 육수는 누가봐도 이곳에서 만든 육수가 아닌 슈퍼에서 싸게사면 500원이면 사는 육수를 살짝 얼려서냈다. 이건 평양냉면이 아니라 육쌈냉면! 아니 육쌈냉면은 고기라도 주지 이건 그냥 분식집 냉면이다. 그런데 이걸 8000원씩이나 받고 팔다니!!! 


마치 거액의 투자 사기라도 당 한 냥 씩씩대며 분을 삭이고 있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이곳의 냉면이 평양냉면이 아닐거란걸 알고 있었던건 아닐까?"


평양냉면 불모지였던 동네에 뜬금없이 등장한 현수막 광고, 대놓고 24시간 고깃집인 간판, 평양냉면이라기엔 너무 싼 가격, 냉면이 아닌 돼지갈비만 먹는 주위 사람들... 사실 누가봐도 여긴 평양냉면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평양냉면에 눈이먼 나는 오로지 커다란 현수막 광고만 믿고 나머지 증표들은 애써 무시를 했던거다. 아...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의 심정이 이런것일까? 


나쁜남자에게 속았다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다. "저는 유부남인줄 몰랐어요!", "진심이라고 하더니... 며칠만에 잠수이별을 당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양다리도 아니고 오징어다리였더라고요!" 등의 폭로를 하며 분노에 치를 떤다.


하지만 그 사연들을 좀 더 듣고 보면 당사자만 빼놓고 다들 유부남인걸 알고 있었고, 진심이라 강조하던 그 사람은 클럽이나 헌팅으로 만난 사람이었고, 애초에 여자관계에 대해 평판이 좋지 않은걸 알고 만난 남자였던 경우가 많았다. 


물론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은 타인을 기만한 쪽이 되어야 한다. (그깟 냉면을 감히 평양냉면이라 하고 8천원을 받다니! 네이놈들!!!!) 다만, 우리가 왜 그 허술한 기만술에 넘어가게 되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실 가짜 평양냉면이든, 이래저래 나쁜남자든 평정심으로 차분히 바라보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했다면 대번에 그것이 내가 원한던 것이 아님을 알았을거다. 문제는 지나친 욕망이 나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닌 다른 객관적인 지표들에 눈을 감게 만들었던거다. (아... 꼴랑 8천원에 이 얼마나 대단한 깨달음인가?)


누차 말하지만 비난을 받아야하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타인을 기만한 쪽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지나친 욕망이 나의 시야를 흐리지 않도록 평소 부단히 점검을 해야함은 잊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재회플랜&사례집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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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
    그렇죠.투자 사기를 당하는 분들도..사기친 놈들이 쳐죽여야할 x들이지만 사기를 당할때 어느정도 불안하고. 의심스럽고 하지만 강력한 욕구가 시야를 흐리게 했을겁니다.마음아프네요ㅠ
  2. 22
    저는 바닐라로맨스 글을 많이 읽는 편인데 이번편은 공감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강력한 욕구가 시야를 흐리게 했다. 여기서 강력한 욕구는 사랑일 겁니다.
    서로 사랑 없이 얻고자 하는 물질적인것, 육체적인것이 놓인 관계에 있지 않고서야 말이죠.
    이 글에서 바로님 말씀은 사랑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사랑을 빌미로 상대를 기만하는 쓰레기들은 무조건 잘못한거고,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저도 그런 기만을 당해봤기에 그 상처가 어느정도인지 알고, 저 스스로를 끊임없이 자책했습니다.
    근데 결론은 하나더군요. 제가 상대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받지 않았을 상처라는걸요.
    제가 사랑했기에 그걸 너무도 잘 아는 상대는 저를 기만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을요. 그걸 이용했다는 것을요.
    사랑하면 이성적 판단이 흐려집니다. 머리가 먼저 반응하고 계산적으로 행동하면 그건 사랑이 아닐 확률이 높죠.

    저도 값싼 쓰레기 덕분에 많은 소중한 걸 배웠네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 한 번 데이고 나니 두 번은 쉽지 당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상대를 아무리 사랑해도,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아니까요.
    끊임없이 점검하게 될 것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끊임없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