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자친구를 전부 이해해야하나요?제가 남자친구를 전부 이해해야하나요?

Posted at 2018.03.01 09:17 | Posted in 이별사용설명서

제가 남자친구를 전부 이해해야하나요?

"남자친구가 이렇게 해서 제가 저렇게 했어요!"라는 말, 마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한것에 대한 원인으로 상대의 행동을 지적하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남자친구가 아무리 잘해줘도 당신이 싫어서 헤어질 수 있는 것이고, 남자친구가 아무리 못해줘도 당신이 좋으면 만날 수도 있는거다. 제대로 연애를 하고 싶다면 남자친구가 당신에게 어떻게 해주는지에 집착하지 말고 당신이 주체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에 몰두하자.



처음 저는 남자친구에게 큰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남자친구가 적극적으로 몇번의 대시를 해왔고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죠. 저나 남자친구나 나이가 좀 있는 편이었는데 남자친구는 어릴땐 나가 노는게 좋았지만 이젠 집에서 편하게 있고 싶다며 동네에서 영화를 보거나 쇼핑하는정도 이외에는 잘 나가려고 하지 않더라고요... 이걸로 좀 티격태격하며 정말 날 좋아하는게 맞나 고민은 했지만 그래도 가끔 지나가는 이야기를 기억해주며 챙기는 모습에 날 좋아하긴 하는구나 느끼며 사귀었어요.

또 저는 무교였지만 오빠는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는데  제게 종교를 가져보는건 어떻겠냐고 권했지만 본인의 교회로 오라곤 하지 않았었어요. 저는 혼자 다니는건 싫다고 했고 남자친구는 그럼 같이 나가보는건 어떻겠냐 했고 그러기로 했죠. 그런데 남자친구는 교회에서 저를 챙겨주질 않더라고요. 저는 남자친구를 위해 교회를 간것인데 어떻게 제게 이럴수 있나 싶었어요. 그래서 폭발했고 저는 남자친구에게 서운했던 것들을 쏟아냈죠. 남자친구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데 너가 그렇게 자기를 바꾸려고 할때마다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고 저는 그럼 안그렇게하는 여자를 만나면 되겠네! 하고 비꼬았죠. 

... (중략) ... 남자친구는 서로 성격차이도 심하고 이건 극복이 힘든것 같다며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다만 제 자체가 밉고 싫은건 아니니 혹시 도움이 필요하거나 대화상대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어요. 저는 울며 붙잡았지만 남자친구는 아닌건 아니라고 저를 돌려보냈죠. 

- J양


재회에 대해 이야길 하기전에 J양의 트러블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J양이 큰 잘못을 했을까? 글쎄... J양이 큰 잘못을 한것 같지는 않다. 이왕이면 드라이브도 하고, 근교로 여행이나 데이트를 하고 싶은 J양의 소망은 잘못이 아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그런 데이트를 원하지 않으니 뭐... 서운할 수도 있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종교에 별 뜻도 없는 J양에게 종교를 권하고, 자신의 교회를 함께 다니자고 제안까지 해놓고 챙겨주지 않는 모습이 서운할 수도 있다. 분명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다만 아쉬운건, 서운함을 느끼고 나서의 J양의 행동이다. J양은 남자친구가 좀 더 활동적인 데이트를 하지 않아 서운했고 그래서 짜증을 냈다고 하는데... 남자친구가 활동적인 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나쁜 것이고 화를 내야하는 걸까? 물론 무조건 참으라는건 아니다. 다만 J양이 서운한 상황에서는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는걸 말하고 싶다. 남자친구가 활동적이지 않다면 남자친구가 좀 더 활동적인 데이트를 하고 싶도록 유혹 혹은 유도를 할 수도 있고, 그래도 싫다고 하면 활동적인 친구들과 활동적인 데이트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종교도 마찬가지다. 남자친구가 챙겨줄 것이라 생각하고 교회를 갔는데 챙겨주지 않는다면 교회에서 다른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다음부터는 교회에 가지 않으면 된다. 


지금 왜 남자친구에게 화를 냈냐고 말하는게 아니다. 내가 묻고 싶은건 이거다. "서운한 마음이 드는 상황에서 J양 자신이 여러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는것을 인식을 했었나?"


남자친구가 J양을 서운하게 하면 남자친구를 설득할 수도 있고, 유혹할 수도 있고, J양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별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면 서운한 상황은 오로지 상대가 만들었으며 나는 그 상황을 억지로 받아들여야 느끼며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혹시 "아니! 어떤 여자가 J양 남자친구 같은 남자를 만나며 행복하겠어!?" 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내가 봐도 그렇다. 저렇게 서운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데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J양은 그렇게 서운하고 속상해서 폭발해놓고 왜 남자친구에게 매달리는걸까? 그렇게 불행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맞춰주는 여자나 만나라는 식으로 비꼬아 놓고 왜 매달리는걸까? 정말 다시 만나면 J양은 행복하기나 할까?


이 모든 문제는 남자친구의 행동 때문이 아니라 J양이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이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어떤 것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기때문에 발생하는 거다. 


서운한 일이 있을때, 억지로 참기, 설득하기, 유혹하기, 화내기, 이별하기 등의 여러 선택지들을 인지하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서운함을 느끼면 곧장 짜증을 내버리니 나중에 차분히 생각했을때 후회와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막상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 나서도 이별을 수용하기, 설득하기, 유혹하기, 매달리기 등의 선택지들을 인지하고 하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별의 아픔을 느끼자 마자 매달리기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다. 


트러블을 겪고 헤어지고 나서까지 자기 스스로 선택을 하지 않고 상대의 선택에 끌려다니니 감정 소모와 스트레스는 극에 달할 수 밖에 없다. 불행한 연애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어떤 순간에서든 (마음에 썩 들지는 않겠지만)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가 있다는것을 인지하고 그 중에서 당당하게 어떤 것을 선택하면 된다.


혹시 오해할까봐 다시 말하지만 남자친구가 어떻게 했다고 J양이 꼭 어떻게 해야한느건 아니다. 남자친구가 아무리 잘해줘도 헤어지자고 할 수 있는거고, 남자친구가 못해줘도 J양이 좋으면 계속 만나면 된다. 남자친구가 뭘 어떻게 해주느냐를 볼게 아니라 J양이 뭘 원하는지에 집중하고 그러한 선택을 하면 되는거다. 물론 그 선택에 대한 책임과 대가는 오롯이 J양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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