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매번 약속시간에 늦어요...남자친구가 매번 약속시간에 늦어요...

Posted at 2018. 2. 13. 09:12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남자친구가 매번 약속시간에 늦어요...

기다린다는건 누구에게나 참 곤혹스러운 일이다. 똑같은 라면을 끓여도 가만히 라면물이 끓기를 기다리면 혹시 가스렌지에 문제가 있나... 싶고 3분이 30분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무엇이든 기다릴 필요는 없다. 어떤 시간이 걸리는 일을 해야한다면 그것을 시작해놓고 나는 다른것을 하면 될 일이니 말이다.



저는 야근이 별로 없는 부서지만 남자친구는 야근이 잦은 영업직이라 평일에 만나면 주로 제가 둘의 중간지점쯤에 가서 남자친구를 기다리곤 했어요. 처음엔 불만이 없었어요. 남자친구가 일부러 늦는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어떨땐 10~30분 사이에 오더니 또 어떨땐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할 때가 생기더라고요... 처음부터 늦을거라 말을 하던가. 금방 끝난다고 말해놓고 30분 이상 1시간 이상 기다리게 하는 일이 많았어요. 처음엔 늦어서 엄청 미안해하더니 나중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려고 하더라고요.

- K양


약속시간에 1시간 씩이나 늦다니!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선 화가날만한 일이다. 하지만 몇가지 생각을 좀 달리해보면 어떨까? 일단 남자친구가 일부러 늦으려고 노력을 했을까? 이부분은 K양도 회사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늦을거면 늦는다고 말을 해줬으면 좋지않냐는 말도 이해는 하지만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남자친구가 늦게 끝날걸 알면서 K양을 기다리게 하려고 일부러 일찍 끝날것 같다고 한걸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달리 생각하면 오히려 감동받을 일은 아닐까? 어떻게해서든 K양을 보고픈 마음에 어떻게든 일을 끝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질 않아 삐질삐질 땀을 흘려가며 일도하고 기다리는 K양을 달래주려고 했을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K양과 만나기로 하고 K양이 약속장소로 가고있는데 K양의 말처럼 미리 많이 늦어질것 같다고 말을 해주면 그러면 "아~ 많이 늦어지는구나? 우리자기 힘들겠다~"라며 불만이 생기지 않을까? 아니면 평일에 보자고 해놓고 K양이 퇴근하기전에 "자기야 오늘 일이 늦게 끝날것 같은데... 오늘은 보지 않는게 좋을것 같아~"라고 말하면 배려를 해준것 같아 뛸듯이 기분이 좋을까? 


K양이 서운하고 마음이 불편해지는건 남자친구가 평일 약속에 1시간씩 늦는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다. K양도 사회생활을 하니 남자친구가 어쩔 수 없이 늦는다는건 사실 머리로는 다 이해할거다. 하지만 넋놓고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것이 지루하고 심심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짜증이 나는거다. 


내 친구들의 시간관념은 매우 독특하다 금요일 저녁 8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제일 일찍 나오는 내가 8시 30분쯤 도착하고, 나머지들은 9시, 10시, 어떤놈은 우리랑 만나기로 해놓고 다른 술자리에서 퍼마시다가 새벽 1시에 오기도 한다. 처음엔 나도 K양처럼 칼춤을 췄다. 매너가 없다느니, 니네만 바쁘냐느니, 내가 오늘 약속때문에 뭘 포기했는지 아냐느니... 그런 칼춤을 20살때부터 추기 시작했으니... 한 10여년은 매번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칼춤을 췄던것 같다. 그때마다 한녀석은 "야! 뭘그렇게 화를내~ 다들 먹고살기 바쁘니까 그렇지, 어쨌든 오늘 얼굴보고 술한잔하면 되는거 아냐?" 라며 핀잔을 주곤 했다.


그러다 이골이 나서 약속을 하면 오히려 한 30분 일찍 약속장소로 가서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카페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근처 서점을 돌아다니고, 옷을 사고, 때론 그 근처에 있는 다른 지인을 잠깐 만나기도 했다. 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다른 녀석들이 늦든말든 신경도 쓰이지 않고 때론 다른 녀석들이 다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계속 연락이 와도 카페에서 읽던 책을 마저다 읽고 술자리에 가기도 했다. 


그 녀석의 말이 100% 옳다곤 할 수 없겠지만 실제로 그랬다. 정시에 만나든 1시간 좀 늦게 만나든 더 늦게 만나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보고 싶은 친구들 얼굴보고 술한잔 하면 그만이지. 늦으면 나는 나대로 시간을 알차게 보내면 그만이지 않을까? 보고 싶은 마음에 약속을 잡아놓고 늦었네 매너가 없네 따지면서 그날의 분위기를 망치는것 보다야, 차라리 이편이 낫지 않을까?


K양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남자친구가 평일에 보자고 하면 피곤한날은 다음에 보자고 하면 되고, 컨디션이 괜찮다면 남자친구를 기다릴게 아니라 약속장소를 돌아다니며 평소 짬을 내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 되지 않을까? 서점을 둘러보고, 화장품이나 옷매장도 둘러보고, 정 할게 없으면 PC방이라도 가서 게임을 할 수도 있고, 나처럼 카페에서 책을 읽어도 되고 말이다. 


남자친구를 기다리는동안 시간을 억지로 떼우려하지말고, 오롯이 K양의 시간을 보내는거다. K양이 한참 재미있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면 남자친구가 왔을때 옆에서 잠깐 기다라고 하고, K양이 화장품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면 남자친구에게 이리로 오라고 해서 지각비겸 립밤하나라도 사달라고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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