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썸남은 고백을 하지 않을까?왜 썸남은 고백을 하지 않을까?

Posted at 2017. 10. 10. 17:27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루저클리닉

왜 썸남은 고백을 하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자칭! 연애 좀 해본 여자입니다. 아~ 근데 요즘 한 남자 때문에 제 연애 이력이 흔들리고 있어요. 회사 상사의 소개로 만난 그는 첫 만남 때부터 느낌이 참 좋더라구요. 서글서글하면서도 마냥 풀어지지는 않는 진중한 성격에 관심사도 비슷해서 대화도 잘 이어지고... 벌써 3~4번 만났는데, 그 때마다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제 느낌상~ 제 경험상~ 딱 보면 사귈 각인데!!! 아니 근데 그가 당최 고백을 안 합니다. 

지난 번 데이트 때는 제가 먼저 드라이브가자고 해서, 반짝 반짝 예쁜 야경이 보이는 곳에서, 살포시~ 분위기를 잡아줘도!! “야경이 좋군요, 하하~” 이럴 뿐... 고백의 기미가 안 보이는 거에요. 언제나 제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세심하게 챙겨주려 노력하는 게 보이는데!! 그 남자 분명 저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도 좋아하는 티를 팍팍 냈는데!! 왜 고백을 안 하는 걸까요? 그래두 사귀자는 고백은 제가 하는 게 아니라, 받고 싶은데... 그는 절 좋아하지 않기에 안 하는 걸까요... 속앓이 그만하고 싶어요..

- 국방FM 건빵과 별사탕 사랑, 그게뭔데 사연 O양



사실 고백을 한다는 건 일단은 확실한 호감 표현이죠. 하지만 고백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봐요. 예를 들어서 제가 락디님의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운전할 때마다 듣는 플레이리스트에 꼭 편한 사람이 생겼어를 넣어두고 노래방만 가면 락디님의 노래를 불러요. 그런데 팬클럽은 가입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락디님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요? 


호감이라는 건 사람마다 표현의 차이가 있고 대상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는 건데 나에 대한 호감을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고 그 기준에 못 미쳤을 때 평가절하해버리는 게 과연 좋은 생각일까요? 저는 O양이 오히려 연애를 좀 해봤기 때문에 이런 고민에 빠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 남자에게 호감 표시를 받다 보니 아무래도 나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는 사람이 좀 더 안심이 되고 마음을 열기 편하겠죠. 그러다 보니 상대가 마음에는 드는데 다른 남자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지 않으니 불안하고 또 이런 마음을 곧이곧대로 인정하기엔 자존심도 좀 상하는지라 상대가 이상하다, 좋아하지 않는 거다는 식으로 생각을 해버리는 게 마음이 편한 거죠. 


상대가 고백을 하지 않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수가 있어요. O양의 걱정대로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그분의 연애 스타일 일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죠. O양이 속편 하려면 “다른 남자들처럼 나에게 홀딱 빠지지 않았어!”라며 결론을 내리고 관계를 끊어버리는 게 좋겠죠. 


하지만 꼭 그래야 할 필요 있을까요? O양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오~? 다른 남자들은 이 정도면 사귀자고 난리인데 버틴다 이거지~? 무슨 생각이지~?”라며 호기심을 가지고 관계를 좀 더 진전시켜보며 상대를 더 알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고백을 하기보다 받고 싶은 입장에서 이런 남자는 애매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굳이 고백을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상대가 느긋하다면 나도 느긋하게 대하면 되지 않을까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애매한 태도에는 애매한 태도가 답이라고 생각해요. 


상대가 고백을 하지 않는 것이 단지 연애스타일이 느긋해서라면 여유를 가지고 애매한 관계를 유지했을 때 자연히 때가 되었을 때 관계를 정립하려고 자연히 변화가 있을 것이고,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자연히 연락이 뜸해지고 또 어떤 불편한 의도가 깔려있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의도를 드러내겠죠~ 


솔직히 저는 이런 상황을 답답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조금 이해되지 않아요. 저라면 연애의 진액인 이 애매한 관계가 좀 더 오래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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