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놓고 스킨십하려는 남자 외 1편헤어져놓고 스킨십하려는 남자 외 1편

Posted at 2015. 8. 22. 07:01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헤어져놓고 스킨십하려는 남자 외 1

제목만 보고 "어!? 이거 내 얘기 아냐? 갑자기 그 XX생각이 나네! 더러운 XX!"라고 생각을 했다면 잠깐 진정하자. 물론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헤어져놓고 스킨십을 하는 남자를 음식물쓰XX기로 규정하고 연락을 끊는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나는 오늘 좀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 물론 내 글을 읽다보면 "뭐야! 여자보러 이것까지 이해하라고 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난 참고 이해하라는게 아니다. 다만 당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걸 말해주고 싶은거다. 

 

 

미리 예상을 하고 대비책을 마련했다면 어땠을까?

진지하게 만나던 전남자친구와 헤어지고 3주쯤 있다가 제가 먼저 연락을 했어요. 그랬더니 언제 헤어졌냐는듯 편하게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고 며칠있다가 간단히 맥주한잔을 하기로 했죠. 문제는 여기부터에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재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국은 서로 잘 맞지 않으니 다시 만나는건 힘들겠다는 결론이 나왔죠. 그래서 저는 더 매달릴까 하다가 그냥 일어나려고 하는데남자친구가 갑자기 저를 껴안고 키스를 하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라서 뿌리치고 나왔는데 헤어지고 나서 정말 후회되더라고요... 싸대기라도 때려줬어야했던건데...
- 헤어진남자친구의 스킨십에 깜짝 놀란 H양

 

일단 결론부터 말을 하면 H양아 잘했다. 괜히 거기서 '스킨십을 하면 나를 다시 사랑해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면 그 끝은 정말 끔찍했을 거다. H양의 전 남자친구가 H양을 정말로 사랑했다면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는 행동이고 만약 성욕이 앞섰다 한들 그러한 돌발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살짝 아쉬운건 H양이 위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더라면 조금은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낼수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회상담을 진행하다보면 꼭 H양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바로님, 남자친구가 술이나 한잔 하자는데... 나가도 되는건가요?" 다른 사람이라면 "그건 다 성욕때문에 그러는거야! 절대 나가지마!"라고 말을 하겠지만 난 "ㅇㅋ! 찬스에요! 출동!"이라고 말을 한다.

 

술에 취하게해서 취중진담을 이끌어 내다보면 마음이 맞다 잘될거라는 동화같은 얘길 하는게 아니다. 어느정도의 알콜은 이후 벌어질 상황에 대한 충분한 대비만 한다면 오히려 기울어진 관계를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을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취한 남자가 할 행동이야 뻔하지 않은가? 적당히 분위기 잡다가 스킨십을 시도하는것, 이것말고 또 뭘 하겠는가? H양이 전 남자친구의 주량의 절반쯤 마셨을때쯤 섹슈얼한 어필을 하다가 "요즘 엄마가 예민해서 빨리 들어가봐야겠다 ㅠ_ㅠ"라며 시덥잖은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며칠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도저히 맞지 않는것 같아!"라며 차갑게 헤어지자던 남자친구의 눈에서 한가득 아쉬움을 보게될것이며 경우에 따라 "저... 한잔만 더하자..."라며 H양을 붙잡을 수 도 있다. 일단은 이정도에서 물러나는거다. 위와 같은 상황을 두어번 반복하다보면 관계에대해 고민을 하는건 H양 보다는 남자친구가 될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H양의 대처는 매우 훌륭했다. 다만 차라리 그러한 대처를 할바에는 애초에 술을 마시지 않는것이 더 나았을 것이며, 만약 마실 예정이었다면 앞서 내가 말했던 것처럼 처음부터 예상을 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대비책을 강구했으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수도 있었을거다.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가해자가 되지마라.

제게는 7년 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요... 당연히 결혼을 하게될줄 알았는데... 5년쯤 됐을때부터 삐꺽이기 시작하더니... 6년째 되었을때 헤어지기로 했어요. 하지만 오래 사귀다보니 이것 저것 엮인게 많아서 한번에 끊기가 어렵더라고요... 일단 서로 정리할 시간을 갖기고 했는데 딱 그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어요. 남자친구에게는 상황 설명을 다 하고 그렇게 1년쯤 만났는데... 며칠전 이별통보를 받았어요... 자기가 마치 정부같은 느낌이라고... 저는 그게 아닌데... 곧 완전히 정리 한다고 말을 해도 남자친구는 너무 완고하네요...
- 어쩔수 없다는 이유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가해자가 되어있는 C양

 

어떤 사람들은 C양에게 손가락질을 할지 모르겠다만 난 C양의 마음을 알것도 같다. 연애라는게 1년은 사랑이지만 3년이 지나면 정이고 5년이 지나면 이건 뭐 가족이더라... 나도 5년 연애 끝에 이별을 결심한 적이 있는데, C양 말처럼 한번에 무썰듯 딱 잘라지지가 않더라. 하지만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고 나서는 딱 잘랐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새로운 여자친구를 보는순간 전 여자친구를 완벽히 잊을수 있을것 같아서도 아니었다. 이렇게하지 않으면 나나 전여자친구나 새여자친구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없다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각색을 했기에 글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C양의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은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닌건 아닌거다. "어쩔수 없으니까...", "조금만 더 있으면 될것 같은데...",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따위의 말 또는 생각들은 어디까지나 자기합리화다.

 

C양의 욕심때문에 전 남자친구와 현 남자친구가 겪어야할 상처를 생각해보자. 남자친구도 C양을 절대 안본다는건 아니지 않은가? 무리라는건 알지만 정말 현 남자친구를 사랑한다면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서둘러 정리하자. 만약 사정상 어쩔수 없다면 C양과 현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어쩔수 없는거다.

 

C양에게 꼭 "남이 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라고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건 꼭 말해주고 싶다. 관계라는 것에 있어서 이런 저런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하면 누군가는 꼭 상처를 받게 되기 마련이다. C양은 남자친구가 상처받길 원하나? 아니라면 현 남자친구든 전 남자친구든 서둘러 정리를 하도록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