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자마자 남자친구가 싫어지는 이유?사귀자마자 남자친구가 싫어지는 이유?

Posted at 2015. 5. 13. 07:56 | Posted in 연애 연재글/연애트러블클리닉

사귀자마자 남자친구가 싫어지는 이유?

Y양이 "이러다가 평생 혼자사는건 아닌가 요새 진짜 너무 맨붕입니당. ㅠㅠ"라고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건 잘 알겠다.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당황하지 말고 차분히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애정이 담긴 시각으로 바라보자. 지금 Y양이 처한 문제는 Y양에게 어떤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Y양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니 말이다.

 

 

성급한 결정은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안녕하세요. 바로님 좀 심각한 고민이 있어서요... 저는 이상하게 사귀기전에는 썸남이 좋았다가도... 사귀고나면 별의별 이유로 갑자기 싫어지더라고요... 왜 저는 호감이 있어서 사귀기로 했다가도 자꾸 사귀기만 하면 상대의 단점이 보이면서 관계를 초반에 그냥 싹뚝 끊어버리고 이러는 걸까요...?

 

상대방이 흉기를 들고 연인관계를 강요한것도 아닌데 사귀자마자 상대방에 대한 단점이 보이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면 제일번저 의심해볼수 있는 것은 상대방과의 관게에 있어서 너무 성급한 결정을 한 경우를 생각해볼수 있다. 예를들어 술자리에서 불꽃이 튀긴 연애라던가, 애초에 별 마음이 없었는데 상대방이 나를 좋아해주는 것에 대한 호감의 상호성에 의하여 연애를 시작하는 경우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나면 "이거 아닌데..."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남자들에게서 많이 발생 되곤 하는데, 이성과의 술자리에서 욕정?에 눈이멀어 연인이 되기를 약속했다가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아... XX..." 하고 후회하는 케이스가 그렇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법한 일인데 참... 이게 뭐하다... 이제와서 무르자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사귀자니 참 괜히 미안해지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남자의 적극적인 대시에 얼떨결에 연애를 시작했다가 "아... 이거 아닌데..."하는 경우가 있는데 Y양처럼 초반에 "아무래도 우리는안맞는것 같아"라는 말로 끊는 경우도 있지만 남자의 부단한 노력들을 보며 "그래도 이정도면 만나볼만하지 않을까?"라며 자기합리화에 성공하는 케이스도 꽤 있는 편이다.

 

 

때론 연애에 대한 부담감이 부정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얼마전 소개팅으로 사귀게된 남자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분명 좋았는데... 막상 사귀고 첫데이트에 오빠의 얼굴에서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는거에요... 그때 내가 왜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싫어지기 시작하고 결국은 헤어지자고 했죠. 근데 생각해보니... 10년 전 첫 연애를 했을 때에도 썸남의 고백을 해서 사겼는데... 썸남의 성이 "옥"씨 였는데 그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도 10일 만에 헤어지자고 했었거든요...

 

성급한 결정으로 인한 후회는 대부분 "아... 내가 괜히 사귄다고 했구나..." 하면서 그 원인을 금방 알아채기 때문에 Y양의 케이스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사귀자 마자 갑자기 마음이 바뀌면서 그 원인을 모르는 Y양의 케이스에는 아무래도 성급한 결정보다는 연애에 대한 부담감이 부정적으로 표출된 쪽에 더 가까워 보인다.

 

20대 초반에 학교앞에서 술을 먹다가 한살 연하의 같은 학교 무용과 신입생과 썸이 생겨서 사귀게 된적이 있었는데, 친구들은 부럽다고 난리였지만 나는 전혀 좋지가 않았다. 막상 데이트를 해도 괜히 그녀의 주근깨가 확대되어 보이고, 뜬금없이 "왜 그녀는 책을 좋아하지 않지?" 라며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사귄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지나고 생각하보니 그동안 항상 동갑 혹은 연상만 만났었기에 연하는 처음이라 "오빠 우리 뭐해요?"라며 눈을 반짝이는 그녀가 부담스러웠고, 주변에서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나 자신도 그녀를 많이 부담스러워 했었다. 결국 이러한 부담감이 부정적으로 표출되었던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천추의 한이다...

 

꼭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아도 메리지 블루와 같이 새로운 관계의 시작 자체가 부담스러운것일 수도 있다. '메리지블루'는 결혼전에 겪는 우울증으로 결혼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하는데, Y양은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연애라는게 누군가에게는 너무 자연스럽과 즐거운 일이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도 있다.

 

Y양 스스로 가만히 연애경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보자. 내가 Y양의 사연에서 느낀 뉘앙스는 짧은 썸을 탔을 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연애를 아직 경험한적이 없는것 같은데 Y양이 연애시작후 갑자기 마음이 바뀌는것은 아마도 메리지 블루의 변종일 것이다.

 

 

연애를 시작할땐 영화를 보듯 시작해보자.

성급한 결정에 의한 후회든, 연애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표출이든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고 이를 고치고 싶다면 연애를 할때 영화를 보듯이 시작해보자.

 

우리가 영화를 즐길수 있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면서도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총알이 날아다니고 이곳 저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액션영화를 보면 우리는 통쾌하고 흥분이 되지만 막상 액션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고 생각해봐라. 상상만해도 오금이 저리고 온몸이 굳어서 옴짝달싹도 못할 것이다.

 

자꾸만 불편한데 이 사람과 사랑을 해야하고 뭘 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자꾸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고 이 감정을 피하고 싶어지는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듯 연애를 한다면 부담감이나 불편해할 필요가 없다. 상대방의 외모가 못생겨 보이면 "내가 왜 이런 남자를 좋아했지!?"라고 할게 아니라 "헐~ 이렇게 생긴 남자도 있네~ㅋ"라며 정치인들의 특기인 유체이탈 화법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관조적 태도로 관찰해 보는 거다.

 

영화가 재미없으면 바로 나와도 되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시간이라도 떼우자~"하며 졸면서라도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처럼 심드렁해도 좋으니 일단은 흘러가는대로 놔둬보는거다. 재미있는건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끝까지 보다보면 나름의 맛이 있다. Y양이 느껴야할게 바로 이런 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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